저금리 기조가 지속되면서 은행에서 연 4% 금리를 받는 것조차 힘들어졌다. 주식시장이 호조를 보이고 강남지역 재건축 아파트를 중심으로 부동산 시장이 살아날 조짐을 보이면서 은행의 저금리 상품에 만족하지 못한 고객들의 이탈이 가속화되고 있다.

최근 한국은행이 발표한 2009년 3월 중 금융기관 가중 평균금리 동향에 따르면 금리 수준별 분포 추이(신규 예금 취급액 기준)에서 금리 연 4~5% 사이에 있는 예금은 전체의 5.6%에 불과했다. 2월에 같은 수준의 금리 분포가 15.5%를 차지한 것과 비교하면 한달 사이에 금리 하락 추세가 뚜렷하게 이어지는 것을 알 수 있다.

반면 금리 연 2~3% 분포 비율은 2월 37.6%에서 3월에 50.5%로 증가했다. 지난해 12월에 0.7%에 불과했던 것과 비교하면 큰 차이다.

저금리 쇼크 시대의 해법은 없을까. 그동안 은행을 통한 재테크의 핵심은 주거래 은행을 만드는 것이었다. 대부분의 은행들이 단골 고객의 거래 실적을 기준으로 우대 서비스를 추가로 제공해왔기 때문이다.

하지만 재테크 환경이 급변한 상황에서는 주거래 은행을 만드는 것보다는 안전하고 확실한 '+α'를 한 푼이라도 더 확보할 수 있는 방법을 찾는 게 바람직하다.

재테크 전문가들은 지금과 같이 변동성이 큰 금융환경에서는 은행의 예 · 적금 상품이야말로 훌륭한 투자 수단이 될 수 있다고 입을 모은다. 최소 6개월 이상 상품 중 아직까지도 경쟁력 있는 금리를 제시하는 금융기관을 찾아볼 필요가 있다. 다리품을 팔면 상대적으로 고금리를 제공하는 상품이 적지 않다.



우리은행이 판매하는 '투인원 적립식 정기예금'은 3년 기준으로 연 4.1%의 금리를 준다. 여기에 5000만원 이상 입금할 경우 0.3%포인트,인터넷뱅킹에 신규 가입하면 0.1%포인트의 금리가 더 주어져 최고 연 4.5%의 이자를 받을 수 있다. 우리은행은 또 부모와 자녀가 함께 가입하면 각각 연 0.5%포인트의 우대금리를 지급하는 '아이맘 자유적금'을 내놨다. 3년 이상 가입하면 최고 연 4.2%,5년 이상일 경우 연 4.7%까지 가능하다.

신한은행이 출시한 '민트 적금'은 적립 금액 25만원 이상,자동이체 거래 이용 등의 조건을 충족하면 최고 연 3.5% 금리를 준다. 입출금이 자유로운 예금 평잔이 기간 중 단 한번이라도 100만원 이상이면 0.3%포인트 금리가 추가로 주어져 4년제 이상일 경우 최고 연 4.4%까지도 받을 수 있다. 목돈이 필요해 중도해지할 때는 신규 가입시 적용되는 약정 이율로 중도해지할 수 있는 혜택도 제공한다.

하나은행은 임신과 출산 관련 우대금리를 지급해 최고 연 4.6%의 금리를 보장하는 '아가랑 적금'을 판매하고 있다. 이 상품의 기본 금리는 3년제의 경우 연 3.5%다. 임신 때 가입하면 연 0.3%포인트,출산 후 자녀 이름으로 다시 가입하면 0.2%포인트의 추가 금리가 지급된다.

외환은행이 출시한 '희망 가득한 적금'은 3년 가입하면 연 4.2%까지 금리를 제공한다. 3.0%의 기본 금리에 신규 가입할 때 예금거래 신청서에 자신의 희망 메시지를 작성하는 고객에게 0.2%의 우대금리가 주어진다. 또 거래 항목에 따라 최고 1.0%까지 우대금리를 추가로 지급한다.

기업은행의 '서민섬김 통장' 적립식 예금 금리는 신규 가입자의 경우 최고 연 4.5%(1년제)에서 최고 연 5.1%(3년제)까지 지급된다. 소액 예금에 고금리를 주는 상품으로 예금 가입 한도가 3000만원으로 정해져 있다.

국민은행이 판매하는 적금 중에서는 '직장인 우대적금'의 금리가 가장 높다. 급여 이체 고객 연 0.3%포인트,보너스 등 부정기적인 자금 추가 적립시 연 0.2%포인트 우대이율을 얹어주는 등 최고 연 3.7%(3년제)까지 이자가 지급된다.

농협이 내놓은 '꿈바라기 학생적금'은 적금에 가입할 때 통장에 진학을 원하는 대학을 명시하고 적금 가입 기간 중 이 대학에 합격하면 1%포인트의 우대금리를 준다. 3년제의 경우 최고 연 4.7%까지 가능하다.

SC제일은행의 '두드림 통장'은 입출금이 자유로운 일반 요구불 예금 통장이지만 입금 금액과 상관없이 돈을 예치한 후 31일이 지나면 연 4.1%의 이자를 지급한다. 다른 은행의 현금자동입출금기(ATM)에서 밤 늦게 돈을 뽑아도 수수료가 면제되고 인터넷뱅킹 텔레뱅킹 자기앞수표발행 수수료도 없다.

강동균 기자 kd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