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전선이 증자와 채권 발행,계열사 매각 등에 잇달아 나서면서 구조조정에 속도를 내고 있다. 채권은행과는 아직 재무구조 개선 약정을 체결하지 않았지만 올해 목표로 한 자금의 절반 이상을 확보,재무 건전화 작업이 5부능선을 넘어섰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17일 업계에 따르면 대한전선은 작년 말 이후 최근까지 6000억원가량의 신규 자금을 확보했다. 올해 소요자금 1조여원의 절반이 넘는 금액이다. 작년 말 서울 회현동 사옥을 팔아 950억원을 확보한 데 이어 올 들어 상환우선주 발행(1000억원),신주인수권부사채 발행(3500억원),대한ST 지분 매각(600억~700억원) 등을 통해 5000억원가량의 자금을 수혈한 것.

대한전선은 앞으로도 비주력 계열사 매각,부동산 개발,외자 유치 등을 통해 올해 1조원이 넘는 자금을 확보할 계획이다. 회사 관계자는 "현재 외국계 펀드와 외자 유치를 위한 협상을 진행 중이며 하반기에는 시흥 및 남부터미널 부동산 개발로 2000억원 정도의 자금이 들어올 것으로 예상된다"면서 "재무구조 개선작업이 순조롭게 이뤄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 회사는 포스코에 팔기로 한 대한ST 외에 트라이브랜즈 등 비주력 계열사 매각작업도 박차를 가할 예정이다.

대한전선 관계자는 "현재 이뤄지고 있는 구조조정은 그동안 다각도로 진행해온 신사업 진출을 멈추고 핵심사업인 전선업에 주력하는 선택과 집중 전략으로 전환했음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대한전선은 최근 몇 년간 활발한 인수 · 합병(M&A)을 통해 사업영역을 넓혔지만 재무구조가 급속히 악화됐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하지만 작년 말부터 비주력 계열사를 적극 정리하기 시작하면서 시장의 평가도 긍정적으로 돌아서고 있다. 이에 따라 최근 대한전선 주가는 유동성 위기설이 돌았던 지난 3월 초에 비해 두 배가량 오른 가격에 거래되고 있다.

김용준 기자 juny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