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년來 최대 하락폭..경제성장목표치 하향조정

홍콩의 금년도 1.4분기 경제성장률이 글로벌 금융위기 여파로 마이너스 7.8%를 기록했다.

존 창(曾俊華) 홍콩 재정사장(경제부총리격)은 15일 금년 1.4분기 국내총생산(GDP)이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7.8% 감소했다고 발표했다.

이 같은 분기별 경제성장률 하락폭은 외환위기가 발생했던 1998년 3.4분기에 마이너스 8.1%를 기록한 이래 거의 11년만에 최대폭이라고 홍콩경제일보, 명보(明報) 등 홍콩언론들이 16일 일제히 보도했다.

특히 물품 수출량은 1954년 이후 55년만에 최대 폭인 22.7%나 급감하고, 고정자산 투자액도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12.6% 감소한 것으로 집계됐다.

반면 실업률은 5.2%로 치솟았다.

홍콩 정부는 금년 1.4분기 경제성장률 하락폭이 예상보다 훨씬 커지자 금년도 전체의 경제성장률 목표치도 마이너스 5.5%∼마이너스 6.5% 수준으로 대폭 하향조정했다.

이에 앞서 홍콩 정부는 지난 2월에는 금년도 경제성장률 목표치를 마이너스 2%∼마이너스 3%로 제시한 바 있다.

창 재정사장은 "홍콩의 경제는 현재 최악의 상태를 맞고 있으나 향후 경제전망에 대해 지나치게 비관적으로 볼 필요는 없다"면서 "홍콩 경제는 하반기에는 하락폭이 둔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 홍콩 정부는 한 달 이내에 총 100억홍콩달러(1조6천500억원) 규모의 추가 경기부양책을 발표할 것으로 알려졌다.

홍콩의 경제분석가들은 1.4분기 경제성장률 하락폭이 당초 예상했던 마이너스 5.2%에 비해 훨씬 큰 것으로 드러나자, 홍콩의 경제상황이 2003년 사스(SARS·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사태 때보다 악화될 수 있다고 경고하고 나섰다.

(홍콩연합뉴스) 정재용 특파원 jjy@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