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로존 1분기 GDP 성장률 -2.5%..獨.佛 위축 지속
전문가들 "바닥은 지났다"


유럽 대륙의 양대 축인 독일과 프랑스 등 유로존(유로화 사용 16개국)의 경기침체가 더욱 심화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유럽 경제가 실제로는 이미 바닥을 통과했으며 하반기부터 회복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했다.

◇ 유로존 1분기 GDP 1995년 이후 최악 = 유럽연합(EU) 통계기관인 유로스타트(Eurostat)는 15일 올 1분기 유로존 국내총생산(GDP)이 작년 4분기보다 2.5% 감소했다고 발표했다.

1995년 유로존의 GDP 통계가 집계되기 시작한 이래 분기 성장률로는 최악이며, 발표 전 전문가들이 예상했던 -2~-2.2%보다 더 큰 폭으로 줄어 경기침체 정도가 훨씬 심각함을 확인시켰다.

27개 EU 회원국 전체로도 올 1분기 GDP가 전분기 대비 2.5% 감소했다.

유로존 GDP는 작년 2, 3분기에 0.3%씩 감소했으며 4분기에는 1.6% 감소한 데 이어 올 1분기에는 감소율이 더욱 가팔라졌다.

작년 1분기와 비교했을 때 유로존 GDP는 -4.6%, EU 27개 회원국 전체로는 -4.4%의 성장률을 기록했다.

유로스타트는 내달 3일 올 1분기 유로존 및 EU 27개 회원국 전체 경제성장률을 1차 수정 발표할 예정이다.

◇ 독일.프랑스 경제, 수십년래 최악 = 독일 연방통계청도 이날 독일의 지난 1분기 GDP가 지난해 4분기보다 3.8% 감소했다고 발표했다.

이 같은 감소폭은 1970년 관련 통계를 집계하기 시작한 이후 최대이며 전문가들의 예상 감소폭 3%보다도 컸다.

전년 동기에 비해서는 경제규모가 6.9%나 위축된 것으로 나타났다.

유럽 최대 경제국이자 유로존 생산의 3분의 1을 차지하는 독일은 지난해 2, 3분기에 연속으로 -0.5%의 성장률을 기록, '기술적 침체'에 진입했으며 4분기에는 -2.2%를 보이는 등 4개 분기 연속 마이너스 성장을 이어가고 있다.

통계청은 수출 부진이 경제 위축의 가장 큰 원인이었다고 분석했다.

독일과 함께 유로존을 이끌고 있는 프랑스의 경제성장률도 마이너스 행진을 지속하고 있다.

프랑스 통계청인 INSEE가 이날 발표한 GDP 자료에 따르면 1분기 GDP 성장률은 -1.2%를 나타냈다.

INSEE는 또 기존 GDP 잠정 통계치를 수정, 지난해 2분기 이래 마이너스 성장을 계속하고 있다고 밝혔다.

프랑스는 이에 따라 사실상 지난해 3분기부터 경기 침체국면에 접어들어 3분기 연속 경기후퇴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이로써 프랑스는 1949년 이래 가장 오랜 기간 경기 침체국면에 빠져 있는 것이라고 현지 언론들이 전했다.

지난해 성장률도 당초 잠정 발표된 0.7%가 아니라 0.3%에 그쳤다고 INSEE는 전했다.

경제지 레제코는 이날 INSEE의 통계자료 발표에 앞서 소식통을 인용하지 않은 채, 정부가 프랑스의 올해 성장률 예상치를 마이너스 1.5%에서 마이너스 3%로 수정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보도했다.

네덜란드도 올 1분기 GDP가 전분기 대비 사상 최대인 2.8% 감소율을 기록했다고 네덜란드 통계청(CBS)이 발표했다.

◇ '바닥은 지났다' = 그러나 각국 정부와 민간 전문가들은 유럽 경제가 사실상 바닥을 지났으며 조만간 회복세에 접어들 것으로 낙관했다.

독일 정부는 지난해 1.3%였던 독일의 경제성장률이 올해는 -6%를 기록한 뒤 내년에 0.5%로 상승 반전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프랑수아 피용 프랑스 총리도 프랑스 경제가 올해 마이너스 2.5%의 성장률을 보인 뒤 내년에 완만한 회복세에 접어들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유니크레디트의 알렉산더 코흐 연구원은 AFP 통신에 독일에서 경제주체들의 투자심리가 살아나고 있고 거의 모든 다른 국가에서도 바닥 탈출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면서 이번에 발표된 최악의 수치가 저점이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나텍시스 은행의 코스타 브루너 연구원도 "예상과 크게 벗어나지 않은 이번 악재는 독일 경제의 큰 무역의존도를 잘 보여주고 있다"면서 "그러나 최악은 이미 지났다는 사실은 좋은 뉴스"라고 말했다.

브루너 연구원은 ▲은행 대출 활성화를 위한 세계 각국의 조치 ▲'진바닥'에 도달한 금리 ▲원자재 가격 하락 ▲바닥 탈출 조짐 등을 감안할 때 독일 경제가 7월부터 상승쪽으로 방향을 틀 가능성이 있다고 덧붙였다.

(브뤼셀.파리.베를린연합뉴스) 김영묵 이명조 김경석 특파원 economan@yna.co.krmingjoe@yna.co.krkskim@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