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청라를 중심으로 신규 분양 시장에 잇따른 승전보가 들려오지만 청약 대열에 뛰어들기는 쉽지 않다. 특히 지방에서는 지금도 청약률 0% 단지가 속출하는 등 비관적인 소식도 들린다. 이런 시점에서 판단의 잣대로 삼을 수 있는 것은 최근 수도권 청약 열기 배경인 저금리 저분양가 저양도세의 '3저(低)' 기조가 얼마나 튼튼하고 언제까지 지속될 수 있을지 여부다.



저금리 기조 이어질듯

우선 막대한 유동성의 바탕인 저금리 기조는 당분간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 경기 하강 속도가 둔화하고 있지만 자산시장 거품 붕괴에 대한 우려도 높아 한국은행이 금리를 내리지도 올리지도 못하는 상황이다.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는 지난 3월부터 이달까지 3개월 연속 기준금리를 연 2.0%에서 동결,'금리 바닥론'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국책연구기관인 한국개발연구원(KDI) 등 일각에서는 인플레이션을 막기 위해 4분기에는 기준금리를 올려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하고 있지만 금리가 상승세로 돌아서더라도 그 폭은 제한적일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경기가 뚜렷한 회복 기미를 보이지 않는 상황에서 금리를 올렸다가는 자칫 경기가 다시 꺾이면서 장기 불황에 빠져들 수도 있기 때문이다. 경기가 뚜렷한 회복세를 보여야 금리를 올릴 수 있다고 본다면 인상 시기는 연말 이후가 될 것으로 보인다. 유정석 삼성경제연구소 수석연구원은 "과잉 유동성에 대한 우려가 있지만 실물경제에 악영향을 줄 수 있는 기준금리 인상을 단행하기는 어렵다"며 "연내에 금리가 상승세로 돌아서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분양가 세일은 계속된다

저렴한 분양가 혜택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신규 분양 열풍의 진원지인 인천 청라지구에서 다음 달 초 동시분양에 나서는 SK건설 동양메이저건설 한양 반도건설 등은 분양가를 이전 분양 단지의 가격과 비슷한 3.3㎡당 1000만~1100만원 사이에서 책정할 것으로 전해졌다.

이종헌 SK건설 분양소장은 "인천 구월동과 삼산동 등에 입주해 있는 고급 아파트 가격이 3.3㎡당 1100만원 선을 왔다갔다 한다"면서 "미래 전망은 밝지만 아직 본격적으로 자리잡지 못한 청라지구 아파트 분양가도 3.3㎡당 1100만원이 마지노선"이라고 말했다.

다음 달 공급하는 김포한강신도시에서는 분양가가 더 내려간다. 우미건설은 평균 분양가를 3.3㎡당 1050만원 선에 맞추기로 했다. 지난해 말 우남건설이 3.3㎡당 1070만~1100만원 정도에 분양했다가 미분양이 일부 남았기 때문이다.

우미건설 관계자는 "우남건설의 미분양도 최근 들어 상당량 해소됐지만 소비자들에게 더 다가간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삼성물산의 '래미안 에버하임'이 12.5 대 1의 경쟁률을 기록한 경기 의왕 내손동에서 다음 달 분양에 나서는 GS건설 관계자도 "분양가가 얼마가 될지는 모르겠지만 래미안 수준을 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분양가 상한제가 없어지지 않는 한 분양가 세일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주택건설업계 관계자는 "저렴한 가격으로 인기를 끌고있는 최근 분양 아파트값은 사실 해당 지역의 분양가 상한선과 큰 차이가 없다"면서 "건설사의 자발적 의지보다는 제도적 틀 때문에 분양가 세일이 시작된 면도 없지 않다"고 지적했다.



양도세 혜택은 내년 초까지

전문가들은 이 같은 분양 열기가 최소한 내년 초까지는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신규 분양 아파트의 취득 시점을 기준으로 5년간 시세차익에 대해 과밀억제권역에서는 60%,비과밀억제권역에서는 100% 감면해주는 양도세 완화 혜택이 내년 2월11일까지 계속되기 때문이다.

박원갑 스피드뱅크 소장은 "세제 완화 혜택은 집값이 오르는 것 이상으로 시세차익을 누릴 수 있게 하는 안전판"이라며 "양도세 혜택이 지속되는 한 신규 분양 시장의 열기는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앞으로 분양하는 아파트의 입지가 매력적이라는 점도 전망을 밝게 하고 있다. 함영진 부동산써브 실장은 "6월에도 서울 은평뉴타운 2단지와 고덕주공 1단지 재건축 물량,흑석5구역 재개발 물량 등 유망 단지가 청약에 들어간다"며 "당분간 괜찮은 입지를 중심으로 청약자가 몰리는 상황이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노경목/유승호 기자 autonom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