첨단 보안장비 "SF영화 뺨치네"
군부대 부설 연구시설 앞.한 연구원이 출입문 한복판에 붙어 있는 감지기에 손바닥을 가져다 댄다. "정맥 패턴이 일치합니다. 출입을 허가합니다. " 기계음과 함께 천천히 문이 열린다.

A기업 R&D(연구개발) 센터.정문 천장에 매달려 있는 카메라가 문 앞에 서 있는 한 직원의 눈 주변으로 빛을 쏘아 댄다. "홍채 스캔이 마무리됐습니다"는 메시지가 들린 뒤 이 직원은 비로소 눈의 힘을 푼다.

'미션 임파서블'이나 '마이너리티 리포트'와 같은 영화 속 장면처럼 보이지만 이미 실용화된 기술들이다. 첨단 보안 장비들이 속속 도입되면서 영화와 현실의 경계가 점차 무너지고 있다. 가장 발전 속도가 빠른 것은 출입관리 시스템이다.

지문을 입력해 출입자의 신원을 파악하는 장비는 이미 보편화됐다. 번호를 입력해 문을 여는 도어록과 지문 판독기를 함께 쓰는 사례가 부쩍 많아졌다.


연구소,군부대,기업 R&D센터 등은 출입자의 정맥 패턴을 판독,허가받은 사람인지 여부를 선별하는 장비를 선호한다. 오른손 검지 두 마디를 스캐너에 집어넣어 정맥 모양을 살피는 '손가락 방식'이 가장 보편적이다. 최근에는 손바닥이나 손등을 스캔하는 제품도 등장했다. 스캔 범위가 넓을수록 안전성이 높지만 대신 가격이 비싸다.

홍채로 출입자를 식별하는 시스템은 최근 개발됐다. 30㎝~1m 거리에서 카메라를 바라보는 것만으로 신원 판독이 마무리돼 출입자들의 번거로움이 적다는 게 장점이다.

종합보안업체 에스원 관계자는 "일반 사무실이나 가정에서는 지문,보안의 필요성이 높은 연구 시설은 정맥을 활용한 출입관리 시스템을 주문한다"며 "홍채 시스템은 가격을 더 낮춰야 수요가 생길 것으로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CCTV(폐쇄회로 TV) 관련 기술도 빠르게 발전하고 있다. 화면 속 인물을 확대했을 때 하드디스크 용량의 한계 등으로 인해 이목구비가 흐릿해지는 기존 제품의 문제점을 해결한 제품이 속속 나오고 있는 것.신제품은 CCTV로 촬영한 영상을 인터넷을 통해 외부 서버로 전송하는 방식을 채택,용량에 구애받지 않고 해상도를 높일 수 있다. 업계 관계자는 "360도 회전하는 '사각(死角) 제거 CCTV',불이 꺼진 뒤에도 선명한 영상을 찍을 수 있는 '적외선 CCTV' 등 다양한 맞춤형 제품들이 인기를 끌고 있다"고 말했다.

최근 출시된 침입자 감지 시스템은 '열'과 '영상'을 동시에 활용,외부인의 출입 여부를 감시한다. 에스원의 '세콤V' 등이 대표적인 예다. 회사 관계자는 "열만 감지하는 기존 시스템은 심야에 팩스가 오거나 애완동물이 있을 때 이를 침입자로 간주하는 오류가 발생했다"며 "영상의 패턴을 인식하는 시스템을 더한 지금은 움직이는 물체가 사람인지 동물인지도 판독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사람을 감지하면 '어서 오세요''꼼짝 마' 등 다양한 음성 메시지를 내보내는 맞춤형 제품도 나와 있다.

업계 관계자는 "가스총을 발사하거나 그물을 던져 범인을 제압하는 로봇을 일부 업체들이 개발하고 있다"며 "이르면 5년 후쯤부터는 경비원을 로봇으로 대체할 수도 있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송형석 기자 clic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