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저금리 기조가 지속되는 가운데 은행 정기예금을 깨고 주식이나 펀드에 투자하는 '머니무브(money move)' 현상이 가속화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14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 3월 은행 정기예금의 회전율은 0.4로 관련 통계가 처음 작성된 1985년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정기예금 회전율은 은행의 예금 지급액을 평균 잔액으로 나눈 것으로 회전율이 높다는 것은 그만큼 예금 인출이 빈번하다는 것을 뜻한다. 정기예금 회전율은 대체로 0.1~0.2에 머물러 있었다.

정기 예 · 적금과 수시입출금식 예금을 합친 저축성 예금의 회전율도 2월 1.1에서 3월 1.5회로 급등했다. 한은은 투자자들이 자금을 단기로 운용하면서 정기예금 만기가 짧아진 것이 회전율이 높아진 원인이라고 설명했다. 한은 관계자는 "과거에는 정기예금이 목돈을 1년 이상의 장기로 굴리는 수단이었지만 요즘은 만기를 짧게 해서 일시적으로 돈을 묶어 놓았다가 고수익 투자처가 생기면 즉시 옮겨가는 경향이 나타나고 있다"고 말했다. 정기예금 중 만기 6개월 미만의 단기 예금이 차지하는 비중은 지난 2월 25.9%에서 3월 30.6%로 4.7%포인트 높아졌다.

펀드를 담보로 돈을 빌리는 펀드담보대출도 증가하고 있다. 국민은행의 펀드담보대출 잔액은 지난 2월 2269억원에서 3월 2303억원,4월 2328억원으로 증가했다.

유승호 기자 ush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