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최고기업의 홍보맨을 하다가 사회봉사라는 시대정신에 부합하는 일을 할 수 있게 된 것을 보면 저는 참 운이 좋은 사람입니다. "

국내 홍보업계의 맏형에서 사회봉사의 전도사로 변신한 이순동 삼성그룹 사회봉사단 사장은 13일 첫 기자간담회를 갖고 이 같은 소회를 밝혔다.

1980년 삼성전자 홍보팀 창립 멤버로 시작해 작년까지 삼성그룹 홍보를 이끌었던 이 사장은 지난 1월 봉사단 사장에 취임했다. 그는 "이제 사회봉사는 기업 활동의 중추로 자리잡은 데다 수많은 사람들이 자발적으로 이 일을 하고 싶어한다는 점에서 시대정신이라고 부를 수 있을 것 같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이 사장은 홍보와 사회봉사의 관계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그는 "홍보가 언론과 소통하면서 회사 이미지를 관리하는 일이라면 사회봉사는 사회와 호흡하면서 기업의 평판을 좋게 만드는 것"이라며 "이 두가지가 함께 좋아져야 기업이 더 큰 성장의 기반을 만들 수 있다"고 강조했다.

삼성그룹의 사회공헌 활동에 대해 그는 "삼성하면 사람들은 크고 좋은 회사이지만 차가운 이미지를 떠올린다. 그룹차원의 사회공헌 활동은 이런 이미지를 국민과 호흡하는 따뜻한 삼성으로 바꿔주는 역할을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를 위한 삼성그룹의 사회봉사 방향도 제시했다. 이 사장은 "그동안 우리는 스스로 필요하다고 생각한 봉사활동을 했지만 이제는 사회가 원하는 활동을 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를 위해 삼성은 지역봉사 단체와 밀접한 관계를 갖는 지역밀착형 봉사활동을 펼 계획이다. 또 이건희 전 삼성그룹 회장이 자본주의 최대의 적으로 지목한 '가난'의 대물림을 막기 위해 불우아동과 청소년을 집중적으로 지원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삼성그룹은 올해 저소득층 직접 지원 예산 1200억원 중 70%가량을 아동 및 청소년 지원사업에 쓸 계획이다.

김용준 기자 juny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