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가 전 세계 다이아몬드 시장의 절대 강자로 부상하고 있다.

뉴욕타임스(NYT)는 12일 경기침체기에 러시아 국영 다이아몬드 회사가 다량의 다이아몬드를 축적하고 있으며, 소비가 되살아 나기만을 기다리고 있다고 보도했다.

러시아 정부가 지분의 90%를 소유하고 있는 `알로사'의 공장에는 매달 300만 캐럿의 원석이 도착해 세공작업을 거치고 있으며, 올해에는 세계 최대 다이아몬드 생산업체인 남아공의 `드비어스'를 추월했다고 신문은 전했다.

지난 해까지만 해도 전 세계 원석 공급의 40%를 차지했던 드비어스는 올해 유럽연합의 반독점 당국에 의해 가격 조정을 위한 원석 비축이 금지되면서 생산공장 몇개를 폐쇄하게돼 1위 자리를 알로사에 넘겨주게 됐다는 것.
NYT는 "경기침체의 여파로 다이아몬드 시장이 지난해 215억달러 규모에서 120억 달러 규모로 급격히 축소되면서 알로사는 지난 12월 이후 공개시장에 원석을 판매하지 않고 대신 창고에 축적하고 있다"면서 "그 결과 러시아는 수년내에 전 세계 다이아몬드 가격의 조정자가 될 것이며, 이는 이번 경기침체의 가장 놀랄만한 결과 가운데 하나가 될 것"이라고 전했다.

금광석이나 석유 등 주요 상품의 생산국 위치에 있으면서도 러시아는 그동안 생산량 조절을 통해 가격을 끌어올리는 정책을 써 오지 않았다.

단적인 예로 석유수출국기구(OPEC) 회원국들이 지난해 감산을 결정하면서 유가 인상을 도모했지만, 러시아는 감산 대열에 합류하지 않았다.

그러나 다이아몬드는 예외가 될 것이라고 신문은 전했다.

알로사의 안드레이 폴랴코프 대변인은 "만일 다이아몬드 가격을 지지해 주지 않는다면 다이아몬드는 한낱 탄소 덩어리에 불과하다"며 공급 조절을 통한 가격 인상 정책을 채택할 것임을 분명히 했다.

(뉴욕연합뉴스) 김현재 특파원 kn0209@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