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자동차업체들이 고급 승용차 개발에 뛰어들며 해외 시장을 넘보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11일 “글로벌 경제위기에도 불구하고 중국 자동차업체들이 국내의 영향력있는 기업인들과 해외 바이어들을 겨냥해 최고급 승용차를 생산할 준비를 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미국 GM의 사브, 포드의 볼보 등의 브랜드를 인수할 의사를 보인 지리(吉利, Geely)는 지난달 상하이 자동차박람회에서 외관이 롤스로이스 팬텀을 닮은 럭셔리 모델 '지리 엑설런스'(Geely Exellence)를 선보였다. 지리는 “이 모델은 주문을 받아 제작하며 가격은 10만 달러 이상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WSJ는 “지리가 이 모델을 통해 점점 확대되는 중국의 도시 중산층으로 다가갈 것이라는 희망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프랑크 자오 지리 기술담당 총괄은 “고급 승용차 제작을 위한 지리의 위대한 희망을 보여주기 위해 지리 엑설런스를 활용할 것"이라며 ”지리의 지속적인 성장에는 고급스런 대형차가 필수적"이라고 말했다.

마티즈를 빼닮은 4500달러짜리 경차 ‘QQ’를 생산하고 있는 체리(奇瑞)도 부유층을 겨냥한 리치(Riich)라는 새로운 브랜드를 2009년 하반기에 판매할 계획이다. 대당 가격은 3만~4만4천 달러로 잡고 있다.

진 이보 체리 대변인은 “우리는 그동안 대중 시장에만 주력했다”며 “다음 단계로 중산층 이상을 겨냥한 중형·고급차의 개발을 통해 회사의 가치를 높일 것”이라고 말했다.

자동차 전문 컨설턴트업체 CSM 월드와이드의 예일 장 연구원은 “중국 자동차업체들의 이 같은 움직임은 그들이 해야 할 일”이라고 말했다. 시장조사기관 JD파워앤드어소시에이트의 마이클 던 상하이 지점장도 “낮은 가격으로만 승부해서는 안 된다”며 “중·대형차의 판매를 통해 자동차업체는 소형차 판매보다 5~10배에 수익을 거둘 수 있다”고 말했다.

블룸버그는 그러나 “대형차 판매를 통해 더 많은 수익을 얻을 수 있다 해도 품질 및 기술개발과 생산라인의 확대가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이 통신은 또 “중국산 자동차는 다른 외국차들과 비교해서 특징이 부족하다”며 “지난달 상하이모터쇼에서 지리가 선보인 컨셉트카 ‘지리 엑설런스’는 롤스로이스를 빼닮았다”고 지적했다.

한경닷컴 이진석 기자 gene@hankyung.com

기사제보 및 보도자료 ope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