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래시장 상인들 "설 자리 잃게 됐다"

강원 춘천시 도심인 퇴계동과 온의동에 대형 유통매장 2곳이 잇따라 들어설 예정이어서 지역 상인들의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12일 춘천시에 따르면 최근 삼성 홈플러스의 시행사로 알려진 STS도시개발㈜이 신청한 퇴계동 옛 우시장 인근에 지하 3층, 지상 4층(9천여㎡)의 판매시설인 가칭 `춘천프라자'의 신축허가를 승인했다.

또 온의동 옛 종합운동장 부지에 롯데마트 신축을 추진 중인 롯데쇼핑㈜은 최근 교통영향분석, 개선대책심의를 마치고 춘천시에 건축심의를 신청한 상태이다.

신축되는 롯데마트는 지하 1층 지상 4층(1만4천여㎡)으로 춘천시는 강원도에 건축심의를 신청, 심의 결과에 따라 허가를 처리한다는 계획이다.

이처럼 대형마트 2곳이 조만간 입점할 것으로 알려지면서 지역 소상공인과 재래시장 상인이 불만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게다가 상인들은 지역 상권의 선점을 둘러싼 유통업체 간의 치열한 출혈경쟁도 예상돼 더욱 설 자리를 잃게 됐다며 우려를 표시하고 있다.

상인 이모(54.약사동) 씨는 "인구 26만여명의 도시에 현재도 포화상태에 이른 대형 유통매장이 도심에 추가로 2곳이 들어서면 사실상 재래시장의 발길은 더욱 끊길 것"이라며 "강원도와 춘천시가 재래시장 활성화를 위한 특단의 대책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주장했다.

춘천시 관계자는 "대형마트의 입점을 규제할 수 있는 관련 규정이 없는 상태"라며 "재래시장 활성화를 위해 시설현대화 사업 등을 지속적으로 지원해 경쟁력을 높이는 방안을 찾고 있다"라고 말했다.

경제 전문가는 "재래시장과 대형마트의 상권경쟁은 불가피한 상황인 만큼 규제를 통해 한쪽을 살린다는 것은 적절하지 못하다"라고 지적했다.

현재 춘천지역에는 매장 면적 3천㎡ 이상에 속하는 대형마트는 백화점을 포함해 4곳이 있다.

(춘천연합뉴스) 이상학 기자 hak@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