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중기대출 목표 수정 검토

지난 달 은행권의 중소기업 대출 증가세가 크게 둔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정부는 작년 말에 제시한 올해 중소기업 대출 순증목표 50조 원의 수정여부를 두고 고심하고 있다.

12일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올해 4월 말 18개 은행의 중소기업 대출잔액은 434조3천억 원으로 3월 말에 비해 2조2천억 원 늘어나는데 그쳤다.

올해 1월 3조1천억 원, 2월 3조 원, 3월 3조7천억 원 늘어난 것에 비해 중소기업 대출잔액 순증규모가 크게 줄었다.

금융위는 지난 달에 9천억 원 규모의 농협 정책자금이 만기도래한데다 보증서 발급 증가세가 둔화되고 실질 자금수요도 줄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지난 달 보증기관의 신규 보증서 발급규모는 4조9천억 원으로 전달에 비해 1조 원 정도 감소했지만 작년 4월 1조6천억 원과 비교하면 3.1배에 달했다.

은행권의 중소기업 대출 순증규모가 신규 보증서 발급규모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한 것이다.

4월 은행권의 대출금 만기연장 규모는 46조2천억 원으로 이중 보증서 대출이 3조6천억 원, 일반대출이 42조6천억 원이었다.

금융위는 경기전망 수정에 따른 자금수요 감소와 최근 중소기업 자금사정 개선 등 여건변화를 반영해 은행 외화지급보증 양해각서(MOU)상 중소기업 지원목표를 탄력적으로 조정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금융위 관계자는 "대기업 구매자금대출과 중소기업 채권투자 펀드 등 실질적으로 중소기업에 자금이 흘러가는 신용공여를 모두 중소기업 대출로 인정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면서 "지급보증 MOU는 중기대출 비율은 현행 상태를 유지하고 대출금액을 조정하는 방식을 고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진동수 금융위원장은 지난 6일 기자간담회에서 "은행과의 MOU상 대출비율은 주 관리지표이고 금액은 보조지표"라며 "이번 달에 은행 외화 지급보증 MOU를 손보는 과정에서 은행들이 감당할 수 있는 목표치를 받아서 그것을 가지고 은행들이 할 수 있는 범위 내에서 조정하려고 한다"고 밝혔다.

(서울연합뉴스) 김호준 기자 hoju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