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가 전 세계에서 세 번째 핵연료 수출국이 될 가능성이 높아 입찰 결과가 주목된다. 현재 발전용 핵연료를 해외로 파는 국가는 미국과 프랑스뿐이다.

한전원자력연료(대표 이익환 · 사진)는 지난 4월 초 캐나다 원자력발전회사인 OPG(Ontario Power Generation)의 실사단이 방한해 한전원자력연료의 핵연료 공급능력을 확인하고 입찰에 참여하기 위한 기본조건인 공급자 자격을 부여했다고 10일 밝혔다. 신규 원전 2기 건설을 계획하고 있는 OPG는 오는 6월 말 원자로 건설업체와 연료공급자를 선정할 예정이다.

이익환 대표는 "캐나다 원자력공사(AECL)와 함께 개량 중수원전인 'CANFLEX-ACR'의 연료공급자로 입찰에 참여했다"며 "이번 입찰에서 AECL이 선정될 경우 한전원자력연료는 2016년부터 2023년까지 7년간 1조6000억원어치의 핵연료를 공급하게 된다"고 밝혔다. 프랑스 아레바(AREVA)와 미국의 웨스팅하우스(WEC)가 경수로 원전으로 입찰에 참여하고 있지만 캐나다가 중수로의 종주국인 만큼 회사 측은 국산 핵연료의 수출 가능성에 대해 낙관하고 있다.

한전원자력연료는 수입에 의존해오던 국내 원자력발전소에서 사용되는 핵연료를 국산화하기 위해 1982년 정부 투자로 설립된 회사다. AECL이 신규 원전의 핵연료 공급자로 이 회사를 선택한 것은 신형 중수로원전이 천연우라늄을 사용하는 기존 중수로가 아닌 농축우라늄 및 제어봉을 사용하는 경수로원전기술이 접목된 개량중수로 원전이기 때문이다. 캐나다는 보유 중인 원전이 모두 중수로이기 때문에 핵연료 업체들도 경수로 핵연료와 관련된 기술이 부족한 상황이다. 우리나라는 경수로와 중수로를 모두 가동하고 있는 유일한 국가이며 한전원자력연료는 국내 경수로 및 중수로 원전에 핵연료를 100% 공급하고 있다.

이 대표는 "지난해 우리나라의 원전가동률이 93.4%로 세계 1위를 차지한 이유는 핵연료 생산 및 설계기술이 세계 최고 수준에 도달했기 때문"이라며 "경수로 핵연료 수출도 2012년께면 가시화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안전해석코드 등 일부 원천기술에 대한 특허권을 갖지 못한 것이 경수로 핵연료 해외수출의 유일한 걸림돌"이라며 "2005년부터 추진 중인 X-Gen프로젝트가 완성돼 독자적인 기술을 확보하게 되면 해외 수출에 제약이 없는 고유 핵연료 브랜드를 갖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황경남 기자 knhw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