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전력이 아랍에미리트(UAE)가 추진 중인 대규모 원자력 발전 플랜트 입찰을 위한 사전 자격심사(PQ · Pre-Qualification)를 통과했다. 이에 따라 '숙원'인 한국형 원전의 첫 수출에도 '청신호'가 켜졌다.

10일 업계와 외신 등에 따르면 UAE 원자력공사는 지난주 한전에 이 같은 사실을 통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전이 해외 원전 입찰 PQ를 통과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UAE 원자력공사는 7월까지 2곳을 우선협상 대상자로 선정한 뒤 9월께 한 곳을 최종 사업자로 확정할 계획이다.

한 소식통은 "PQ를 통과함에 따라 본격적인 수주 경쟁에 참여할 수 있는 발판이 마련됐다"며 "우리 원자력 업계의 기술력과 시공 · 운영 능력을 국제적으로 평가받은 것으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UAE는 2017년까지 5000~6000㎿ 규모의 원자력 발전 플랜트를 건설하는 것을 목표로 입찰을 진행하고 있다. 발전 용량으로 보면 한국형 원전 4~5기에 해당하며 사업비만도 100억달러를 크게 웃돌 것으로 예상된다.

UAE는 자국 내 전력 수요가 현재 1만6000㎿에서 2020년에는 4만㎿로 급증할 것으로 보고 3년 전부터 원자력 발전을 대안으로 검토해 왔다. 발전과 담수화에 필요한 막대한 전력 수요를 원전으로 충당하겠다는 것이다.

한편 정부는 지난달 제3차 무역확대진흥회의에서 원전을 '신(新) 수출동력'의 하나로 선정,첫 수출에 총력을 기울이기로 했다. 미국 유럽 등 주요 원전 강국들이 20여년간 발전소 건설을 중단해 온 데 반해 한국은 지난 30년간 지속적으로 원전을 건설하며 풍부한 경험과 기술을 축적한 만큼 '충분한 경쟁력이 있다'는 게 정부의 판단이다.

한전은 본지의 확인 요청에 "입찰과 관련된 모든 사항은 기밀유지 협약에 따라 확인해 줄 수 없다"고 밝혔다.

류시훈 기자 bad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