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서 받은 구제금융도 "빨리 갚겠다"

미국 금융당국의 스트레스 테스트 결과 총 10개 금융회사가 746억달러의 자본확충이 필요한 것으로 나타나면서 해당 업체들이 신주.채권 발행, 자산 매각 등을 통한 대규모 자본확충 계획을 속속 밝히고 나섰다.

또 자본확충이 필요없는 것으로 나타난 은행들을 중심으로 정부로부터 전에 받은 구제금융을 조속히 상환해 하루라도 빨리 '간섭'에서 벗어나려는 움직임도 가속화하고 있다.

뱅크 오브 아메리카(BoA)는 7일(현지시간)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의 스트레스 테스트 결과 발표 직후 정부의 자본확충 요구를 달성하기 위해 신주 발행과 우선주의 보통주 전환을 추진할 방침이라고 발표했다.

BoA의 조 프라이스 최고재무책임자(CFO)는 "보통주 매각과 기존 발행한 우선주의 보통주 전환을 추진할 계획"이라면서 이밖에도 자본확충을 위한 다른 방안들을 갖고 있다고 설명했다.

BoA는 이미 퍼스트 리퍼블릭 뱅크의 매각 방침을 발표한 바 있으며 컬럼비아 매니지먼트를 포함한 몇몇 사업부문의 매각도 검토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BoA는 이날 FRB가 발표한 스트레스 테스트 결과 19개 대상 금융회사중 가장 많은 339억달러의 자본확충이 필요한 것으로 나타났다.

55억달러의 자본확충이 필요하다는 판정을 받은 씨티그룹은 우선주의 보통주 전환 규모를 확대하기로 했다.

씨티그룹은 이날 발표한 성명에서 지난 27일 발표한 우선주의 보통주 전환 규모를 275억달러에서 330억달러로 확대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자산규모로 미국 4위의 은행인 웰스 파고도 60억달러 규모의 보통주 발행을 통해 자본을 확충할 계획이라고 발표했다.

웰스 파고는 스트레스 테스트 결과 자본확충 필요 규모가 137억달러로 나타났다.

이와 함께 18억달러를 확충할 필요가 있다는 판정을 받은 모건 스탠리는 20억달러 규모의 보통주와 30억달러 규모의 무보증 채권을 발행해 총 50억달러의 자금을 확보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에 반해 자본확충이 필요없는 것으로 평가된 골드만 삭스와 JP 모건 체이스 등은 지난해 금융위기시 정부에서 지원받은 부실자산구제계획(TARP) 자금을 조속히 갚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정부의 구제금융이 금융권이 어려운 시기에 도움이 되기는 했지만 이로 인해 보너스 제한 등 정부의 규제가 동반되면서 은행들이 이런 '족쇄'에서 빨리 벗어나고자 하기 때문이다.

100억달러의 구제금융을 받은 골드만 삭스는 이날 TARP 자금을 조만간 상환할 것임을 확신한다고 밝혔다.

JP 모건 체이스의 제임스 다이몬 최고경영자도 애널리스트들과의 전화회견에서 정부로부터 받은 250억달러를 상환할 자격이 있고 최대한 빨리 그 절차를 밟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 아메리칸 익스프레스, 뱅크 오브 뉴욕 멜런, US뱅코프, 스테리트 스트리트, BB&T 등도 TARP 자금을 당국이 허락할 경우 조속히 상환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고 로이터통신은 전했다.

이와함께 모건 스탠리와 씨티그룹 등 자본확충이 필요한 것으로 평가된 은행들 조차도 자본 확충을 통해 조속히 정부 돈을 갚겠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미 정부는 TARP 자금을 상환하고자 하는 은행의 경우 보통주를 발행하고 미국 예금보험공사(FDIC)의 보증이 없는 채권을 발행할 수 있는 등 스스로 자본을 조달할 수 있는 능력을 입증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뉴욕연합뉴스) 김지훈 특파원 hoonkim@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