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후 차량에 대한 세금 감면 조치가 지난 1일 시행에 들어가면서 자동차 판매 시장이 살아나고 있다. 현대 · 기아차 등 일선 영업소마다 하루 평균 계약 실적이 평소의 2~3배에 달하고 있다. 업체들은 모처럼 찾아온 호기를 놓치지 않기 위해 100만~200만원에 달하는 파격적인 할인에 나서고 있다.

3일간의 연휴를 끝내고 업무를 재개한 지난 4일과 어린이날 다음 날인 6일 현대 · 기아차 영업소에서는 평소 월초 계약분의 배가 넘는 계약이 이뤄졌다. 이전복 현대차 혜화지점 부장은 "지난 수개월간 영업점으로 직접 찾아오는 소비자가 별로 없었는데 지금은 분위기가 완전히 달라졌다"고 말했다.

기아차 관계자는 "하루 계약대수가 평소의 두 배가 넘는 3000~4000대에 달한다"며 "일부 영업점은 자기 고객의 차량 출고를 앞당겨 달라며 본사에 전화하지만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서울 오륜동의 GM대우 영업소는 4일 하루에만 12대,6일에는 7대를 팔았다. 평소의 2~3배 규모다.

중고차 시장도 활기를 띠고 있다. 장안평 중고차시장의 한 매매업자는 "정부의 세제 지원 발표 뒤 거래가 끊기다시피 했는데 최근 소형차를 중심으로 매물이 20~30% 늘었다"고 말했다.

업체들은 세금 감면이란 대형 호재를 놓치지 않기 위해 현금 할인으로 고객 잡기에 나섰다. 현대차는 쏘나타 트랜스폼이나 그랜저를 구입하는 사람에게 100만원을 깎아준다. 올해 아이를 낳은 사람과 교직원,재구매자 등에게는 20만~30만원씩 더 깎아준다. 1999년 12월31일 이전 차량을 팔거나 폐차하고 구입하는 사람이라면 세금 감면액을 합쳐 300만~400만원의 혜택을 볼 수 있는 셈이다. 노후차를 보유한 사람이 이달에 쌍용차 렉스턴을 구입하면 기본 500만원,최대 630만원의 혜택을 받을 수 있다.

수입차도 예외가 아니다. GM코리아는 최초 소비자가격이 5990만원인 2009년형 CTS에 대해 585만원을 깎아준다. 다만 메르세데스벤츠 BMW 렉서스 아우디 등 고급 브랜드는 저리나 무이자 할부 외에 현금 할인 프로그램은 제시하지 않고 있다.

에쿠스와 같은 고급차를 살 때는 다음 달 30일 이전에 구입을 마치는 게 좋다. 그때까지 한도없이 개별소비세를 30%까지 감면받을 수 있어서다.

조재길 기자 road@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