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동수 금융위원장은 6일 "대기업그룹은 시장의 신뢰를 받을 수 있는 구조조정을 해야 한다"며 "그렇지 않으면 시장의 응징과 책임 추궁이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진 위원장은 이날 기자 간담회에서 "지금은 금융시장 안정과 경제회복의 기반을 공고히 하고 구조조정을 확실히 할 기회"라며 이같이 밝혔다.

진 위원장은 "45개 주채무계열(그룹) 중에서 그동안 (외형 확대 등) 무리했던 곳은 필요하면 계열사도 매각해야 한다"며 "신뢰할 수 있는 구조조정 방안을 채권단과 맺는 재무구조 개선 약정에 반영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약정에 구속력이 없다는 지적이 있지만 나름대로 수단을 갖고 있다"며 "주채권은행은 기업의 단순한 부채비율 뿐 아니라 현금흐름 등 재무현황을 철저히 분석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진 위원장은 "정부도 정책적으로 지원하겠다"면서 "은행자본확충펀드에 여유가 있으며 40조 원 한도의 구조조정기금도 조만간 구체적인 운영계획을 짜겠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를 통해 대기업의 부실이나 유동성 부족 문제가 금융시장 전반의 문제로 확대되는 것을 차단하겠다고 덧붙였다.

진 위원장은 "5월부터 해운업 구조조정이 시급하다"며 "구조조정기금을 1조 원 정도 넣어 선박펀드를 만들어 해운사의 배를 사들일 계획"이라고 소개했다.

그는 "산업은행지주회사와 정책금융공사는 9월에 설립할 예정"이라며 "기업은행은 중소기업 대출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기 때문에 민영화의 우선 순위에서 밀릴 것"이라고 말했다.

진 위원장은 은행들의 중소기업 대출 목표의 수정 여부와 관련, "이달 외화지급 보증에 대한 양해각서(MOU)를 맺는 과정에서 은행들이 할 수 있는 범위에서 정하겠다"며 "(중기 대출 확대로) 중견기업에 대한 지원이 어렵게 된 점이 있어 관계 부처와 협의 중"이라고 밝혔다.

그는 시중의 과잉 유동성 우려에 대해 "이 시기에 걱정할 정도는 아니다"면서 "지금은 자금이 선순환돼 실물 쪽으로 흘러가도록 정책의 에너지를 쏟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진 위원장은 GM대우에 대한 지원 여부와 관련, "미 본사의 향방이 결정돼야 한다"며 "산업은행을 중심으로 여러 시나리오를 강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서울연합뉴스) 김문성 기자 kms1234@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