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경련이 6일 내놓은 '서비스 산업 발전 전략과 과제' 보고서의 핵심은 시장 개방,규제 완화 등을 통해 서비스업의 산업화를 촉진하자는 내용으로 요약된다. 인력 양성,연구개발(R&D) 투자 확대 등을 통해 선진국 대비 절반 수준인 생산성을 높이는 노력도 강조했다. 우리나라의 국내총생산(GDP) 대비 서비스업 비중(57%)은 OECD(경제협력개발기구) 회원국 중 최하위일 뿐만 아니라 제조업 강국인 일본(69.5%),독일(69.8%),핀란드(65.1%) 보다도 크게 낮은 실정이다. 막강한 고용효과에 비해 생산성과 성장 기여도도 빈약하기 짝이 없다.
보고서는 이에 따라 교육 · 의료 · 법률 · 회계 · 세무 · 건축설계 등의 시장에 일반 기업과 비전문가들의 자본투자 및 경영참여를 확대시키는 것을 시급한 과제로 꼽았다. 전문 자격 소지자가 시장을 독점하는 '직역(職域)이기주의'로는 서비스 산업의 경쟁력을 살려낼 수 없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이에 따라 영리법인의 병원 설립 허용,해외대학 국내 유치 활성화 등 서비스 분야에 다양한 자본과 기업 경영시스템을 접목하는 방안이 긴요한 것으로 강조됐다.

서비스기업의 경쟁력을 제약하는 차별규제를 완화하고 세제 지원을 확대할 필요성도 제기했다.

관광 분야에서는 호텔 · 골프장의 보유세(0.7~2.5%)를 제조업 수준(0.2%)으로 감면하는 것을 비롯,환경 · 교통부담금,전기 · 가스이용료 등 준조세 성격의 규제를 제조업 수준으로 완화해줄 것을 건의했다. 유통 분야에서는 자연녹지 활용이 불가피한 대규모 유통시설의 입지 제한을 완화하고 셔틀버스,옥상 간판 등의 영업 규제를 완화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미국의 40%,일본의 50% 수준인 서비스업 생산성을 높이기 위한 노력도 강조했다. 보고서는 도소매 · 음식숙박업 등 국내 서비스기업의 대부분이 영세해(평균 종사자수 4명) 정부의 R&D 지원 기본 요건인 5인 이상 기준을 총족하기 어렵다는 점을 지적했다. 이를 위해 업종별로 기준을 차등 적용하는 방안이 필요하다는 설명이다. 연구 · 인력개발비,설비투자 등에 대한 세제 혜택을 제조업 수준으로 지원하고 지식서비스산업 등 고성장 산업에 대해서는 정부 R&D 투자 비중을 확대해야 한다는 방안도 제기했다. 인건비 비중이 높은 서비스 분야(디자인 · 소프트웨어)의 인건비 지원이나 세제 감면 혜택 도입 필요성도 거론됐다.

황인학 전경련 산업본부장은 "1990년 이후 지난 15년간 제조업에서 약 67만개의 일자리가 줄어든 반면 서비스산업은 약 640만개의 일자리가 증가했다"며 " 서비스 산업은 고용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좋은 대안"이라고 강조했다.

김태훈 기자 taeh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