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 브랜드가 주도해 온 커피 아이스크림 등 외식 프랜차이즈 시장에서 토종 브랜드들이 한국인 입맛에 맞춘 메뉴와 저렴한 가격을 무기로 약진하고 있다. 커피전문점의 경우 최근 10여년 사이 국산 브랜드의 시장점유율(매출 기준)이 20%에서 50%를 넘어섰다. 또 배스킨라빈스가 주도해 온 아이스크림 전문점도 국산 브랜드들이 속속 시장을 파고들고 있다.

5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중저가 토종 커피전문점 이디야(EDIYA)의 매장 수는 지난달 말 314개로 스타벅스(292개)를 제치고 매장 수 기준 국내 1위로 뛰어올랐다. 이는 패스트푸드에서 토종 롯데리아가 미국 맥도날드 버거킹을,치킨에서 BBQ가 KFC를,피자에서 미스터피자가 피자헛을 각각 제친 것과 더불어 토종 브랜드가 글로벌 브랜드를 따라잡은 또 하나의 사례다.

이디야에 이어 로즈버드(274개) 할리스커피(196개) 엔제리너스커피(157개) 탐앤탐스(120개) 등 국산 커피전문점들이 급속히 점포망을 확장하며 스타벅스(2위) 커피빈(5위 · 166개) 파스쿠찌(8위 · 60개) 등 외국 브랜드의 점유율을 잠식하고 있다. 커피전문점 상위 8개 브랜드 중 5개가 토종 브랜드인 셈이다.

커피전문점 시장은 1999년 스타벅스 진출 이후 2000년대 중반까지 해외 브랜드 점유율이 압도적이었으나 경기 침체가 장기화하면서 싼 가격을 내세운 토종 브랜드들이 점유율을 빠르게 높이고 있다. 최근 2년간 스타벅스와 커피빈의 매출은 연평균 10%가량 늘어난 반면 이디야 할리스 엔제리너스 등은 50% 이상 급성장했다. 여기에다 사이더스HQ가 운영하는 '카페베네'가 사업 시작 1년 만에 매장 수 50개를 넘어서며 다크호스로 떠올랐다. 김선권 카페베네 사장(40)은 "커피맛,분위기는 물론 가격 경쟁력에서 해외 브랜드에 앞선다"며 "브랜드 인지도를 높여 스타벅스를 꺾을 것"이라고 말했다.

공정거래위원회 등에 따르면 지난해 5000억원 규모인 커피전문점 시장에서 외국 브랜드의 점유율이 처음으로 50% 미만으로 떨어졌다. 대신 해외에 로열티를 지불하지 않는 토종 브랜드들은 가격 거품을 빼거나 한국인 입맛에 맞는 신메뉴를 개발,점유율을 높여가고 있다.

아이스크림 전문점 시장에서도 토종 브랜드들의 반격이 거세다. 카페띠아모가 이탈리아 젤라토 아이스크림에다 에스프레소 커피,샌드위치 등을 가미한 카페형 매장으로 배스킨라빈스의 아성을 잠식하고 있다. 이 회사는 론칭 4년 만에 전국에 220여개의 가맹점을 개설했다. 업계 선두인 배스킨라빈스는 전국에 740개의 매장이 있다. 또 ㈜베리어스는 롯데삼강 CJ프레시웨이와 손잡고 소액(2500만원)으로 창업할 수 있는 가맹점 모집에 나서 눈길을 끈다.

강병오 FC창업코리아 대표는 "국내 외식 프랜차이즈들이 양과 질 모두 성장을 거듭하고 성장 속도도 빨라 이젠 글로벌 브랜드들과 맞설 정도로 경쟁력을 갖췄다"고 말했다.

최인한/최진석 기자 janu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