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바마 "난깨서 잘때까지 경제만 생각" 뉴욕타임스 인터뷰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하루 종일 경제생각만 하고 있다고 밝혔다. 정부의 경제위기 탈출 해법에 대한 불안보다는 긍정과 확신을 국민들에게 주입하려는 고도의 리더십으로 풀이된다.

오바마 대통령은 최근 백악관에서 뉴욕타임스(NYT)와 가진 인터뷰에서 "아침에 깨서 밤에 잠자리에 들 때까지 경제를 진전시키기 위한 올바른 방향을 고민하고 있다"며 "관련 결정들이 건전하다고 느끼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 2월9일 취임 이후 첫 대국민 기자회견에선 의회의 경기부양 법안 통과를 촉구하면서 "이런 식으로 대통령직을 시작할 줄 몰랐다"고 토로했던 그였다.

오바마 대통령은 이번 인터뷰에서 "모든 경제정책 관련 선택이 올바르게 가고 있고 원하는 대로 이뤄지고 있다는 것은 아니다"면서도 "최선의 선택을 하고 있다는 강력한 확신을 갖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는 "경제상황에 희망의 불빛이 보인다"고 수차례 언급한 것과도 일맥상통한다.

물론 오바마 대통령은 위기 탈출을 위한 '밀어붙이기' 식 경제개혁에 일부의 반발도 우려했다. 그는 "지금 당장 경제가 힘들더라도 대공황 때처럼 20~30%의 실업률이 42개월간 지속되는 상황은 아니고 절망과 충격의 정도가 크지 않기 때문에 금융시스템이나 건강보험,에너지 문제를 개혁하는 것에 반발이 있을 수 있다"고 시인했다. 하지만 "내가 할 일은 현 상태와 우리가 미래를 위해 해야 할 것 사이에 가교를 놓는 역할을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월가 개혁에 대해서도 "결국 금융부문이 다시 굴러갈 것"으로 낙관했다. "월가가 확신과 신뢰를 다시 얻는 데는 다소 시간이 걸릴 수 있다"며 "그동안 과도한 차입과 위험을 감수한 월가의 관행을 없애는 변화를 가져오겠다"고 거듭 확인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또 산업의 균형발전론도 꺼내들었다. 그는 "수학적 재능이 있는 모든 대졸자가 파생상품 트레이더가 돼서는 안 되고,이들 중 일부는 엔지니어링에,다른 일부는 컴퓨터 디자인에 가기를 희망한다"고 지적했다. 미국 경제가 지속적인 성장을 하려면 많은 인재와 재원들이 월가가 아닌 경제의 다양한 분야에 진출해야 한다는 것이다. 남녀 간 급여차이를 없애는 방안도 추진하겠다고 덧붙였다.

그는 "단기적 성과로 시기를 잘 조절하면 재선을 앞두고 증시가 상승하고 실직자가 줄어들 수 있겠지만 지금의 문제는 훨씬 크고 보다 구조적인 문제"라며 "정치적인 면은 제쳐놓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최근 부쩍 그의 정책을 비판하는 조지프 스티글리츠 컬럼비아대 교수와 같은 비판자도 많을수록 좋다고 했다. 경제적 사고에 큰 영향을 주고 균형감각을 심어주는 조언자는 폴 볼커 경제회복자문위원회 위원장이라고 털어놨다.

워싱턴=김홍열 특파원 come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