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 · 기아자동차가 미국 시장에서 일본의 닛산을 제치고 시장 점유율 6위로 올라섰다. 지난달 미국 전체 자동차 판매량이 작년 동월 대비 34% 급감했지만 현대 · 기아차는 14.1% 감소한데 그쳐 '선방'을 이어간 결과다.

3일 현대차 미국법인(HMA)은 지난달 미국 시장에서 작년보다 13.6% 감소한 3만3952대를 팔았다고 밝혔다. 기아차는 14.8% 줄어든 2만5606대를 판매했다. 두 회사를 합친 판매량은 5만9558대로 닛산의 판매량(4만7190대)을 추월했다.

이에 따라 현대 · 기아차의 4월 시장 점유율은 7.3%로 닛산(5.8%)을 여유있게 따돌렸다. 올들어 4월까지의 누계 점유율에서도 닛산을 0.1%포인트 차이로 제쳤다. 현대 · 기아차가 닛산을 따돌린 것은 미국 시장에 진출한 이후 처음이다.

현대 · 기아차의 선전은 다른 완성차 업체 실적과 비교해도 뚜렷하다. 미국 시장 '빅3'인 GM,포드,도요타의 4월 판매량이 각각 33.2%,33.0%,41.9% 감소한 데 비해 현대 · 기아차 판매량은 14.1% 감소하는데 그쳤다. 4월까지 누계로는 23만2898대를 팔아 미국 내 18개 완성차 업체 가운데 현대 · 기아차만 유일하게 한자릿수 감소율(3.7%)을 기록했다.

현대차 모델 중에선 소형차인 엑센트(국내 모델명 베르나)가 작년 같은 기간보다 26% 늘어난 5189대로 가장 많이 팔렸다. 중형인 쏘나타 판매량도 7.2% 늘었다. 제네시스는 1470대가 판매돼 월간 최다 기록을 세웠다.

주요 메이커별로는 GM이 17만대로 시장 점유율 1위를 고수한 가운데 포드가 13만대로 도요타를 제치고 2위에 올라섰다. 혼다가 4위를 차지했고,최근 파산 보호를 신청한 크라이슬러는 5위에 머물렀다.

박동휘 기자 donghuip@hankyung.com
현대ㆍ기아차, 미국서 닛산 제쳤다
현대ㆍ기아차, 미국서 닛산 제쳤다
현대ㆍ기아차, 미국서 닛산 제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