효성은 최근 헤드헌팅 업체 3곳에 풍력발전의 본고장인 덴마크 등 유럽의 전문 엔지니어를 찾아달라고 의뢰했다.

글로벌 풍력발전업체로 도약하기 위해서는 우수 인재를 확보하는 것이 관건이라는 판단에서다. 효성은 상반기 안에 해외파 10명 정도를 뽑을 계획이다.

◆헤드헌터 통해 해외인재 확보 총력

저탄소 · 녹색산업이 각광을 받으면서 풍력,태양광,LED(발광 다이오드) 등 신성장사업에 뛰어든 기업들이 우수 인재를 확보하기 위해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국내에선 아직 초기 단계의 산업인 만큼 경력자가 많지 않은데다 입맛에 맞는 대학 전공자를 구하기도 쉽지 않기 때문이다. 관련 기업들은 헤드헌터를 동원해 연봉이 1억원을 훨씬 넘는 해외 업체의 엔지니어들과 접촉하는 한편 국내 경쟁사의 경력자를 빼오기 위한 스카우트에도 주력하고 있다. '그린 엘리트(green elite)' 확보 경쟁이 한껏 달아올랐다.
'그린사업' 이끌 '그린 엘리트' 어디 없소
효성은 현재 100명 수준인 풍력발전 전문 인력을 오는 2013년까지 400명으로 늘릴 계획이다. 이를 위해 해외 인력은 물론 국내에서도 풍력발전사업과 연관성이 높은 기계 · 전기공학 분야를 전공한 석 · 박사급 엔지니어 등 연구 · 개발(R&D) 인력 확충에 나섰다.

2006년 말부터 풍력발전사업에 뛰어든 두산중공업도 내년까지 100여명을 충원,총 150명 정도의 풍력발전 인력을 확보할 계획이다. 이 회사는 자체 발전기 제작 노하우가 충분하다고 보고 해외인력보다는 국내 석 · 박사급 인재 유치에 치중하고 있다.

◆경쟁사 인력 스카우트 경쟁도

인재 확보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경쟁업체의 우수 인력을 스카우트하는 현상도 잇따르고 있다. 10년 전부터 풍력발전 사업에 뛰어든 유니슨의 일부 인력들이 삼성그룹 계열사 등 경쟁업체로 스카우트된 것으로 알려졌다.

태양광 사업에 뛰어든 기업들의 인재확보 경쟁도 치열하다. 올해 초 해외 폴리실리콘 기업을 통해 임원급 엔지니어 1명을 영입한 웅진폴리실리콘은 현지 컨설턴트와 회사 인맥 등을 동원해 미국의 헴록(Hemlock),REC 및 독일 바커(Wacker) 등 해외 폴리실리콘 기업들을 대상으로 추가 영입에 공을 들이고 있다.

이 회사 관계자는 "태양광시스템 부품중 모듈과 셀 분야는 전자나 반도체 분야 경험자 활용이 가능하지만 원재료 분야인 폴리실리콘은 업체마다 기술 유출 방지에 신경을 곤두세우고 있어 경력자를 구하기가 쉽지 않다"고 말했다.

그는 "국내 화학 · 화학공학 전공자를 채용한 뒤 외국 컨설턴트 등을 통해 교육을 실시하거나,해외 엔지니어들과 2~3개월 정도 계약을 맺고 컨설팅을 받는 식으로 필요한 노하우를 확보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신성장산업 관련학과 신설해야

최근 본격적인 상용화 시대가 열린 LED 시장도 기업들마다 채용규모를 확대하면서 전문인력 '품귀 현상'을 빚고 있다. LG이노텍은 260여명의 임직원 수를 1000명으로 확대키로 하고 우선 올해 400여명을 채용키로 했다. 지난해 70명을 채용했던 서울반도체도 올해 100~150명을 새로 뽑을 예정이다.

LG이노텍 관계자는 "요즘 LED 산업이 뜨면서 화학소재,물리 등을 전공한 공학생을 뽑기가 어려워져 일손이 달리는 형편"이라고 전했다.

업계 관계자는 "신성장 동력 분야 시장규모가 갈수록 확대되는 추세여서 인력 확충이 시급한 현안이지만 막상 입맛에 딱 맞는 인재를 구하기가 어렵다"며 "정부나 대학 차원에서 '그린 엘리트'를 육성하기 위한 프로그램이나 관련학과 신설 등에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고 말했다.

이정선 기자 sun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