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거래소 연봉, 직원은 1억ㆍ기관장은 8억 육박

증권선물 거래소인 한국거래소 직원들의 평균 연봉이 1억원에 육박해 297개 공기업 중 가장 많은 것으로 집계됐다.

3일 기획재정부가 운영하는 공공기관 알리오 시스템에 따르면 한국거래소 직원들의 지난해 1인당 평균 보수액은 9700만원에 달했다.

직원들의 평균근속연수는 14.9년으로 조사됐다. 한국거래소에서 15년을 근무하면 연봉 1억원을 받을 수 있음을 뜻한다. 1인당 평균 보수액은 2005년 8900만원, 2006년 9000만원, 2007년에는 1억원까지 올랐다가 지난해 300만원 줄었다. 297개 공공기관 직원들의 1인당 평균 보수액은 5500만원으로 한국거래소의 절반 수준이다.

재정부가 지난 주 발표한 ‘공공기관 경영정보 현황 공식발표’에는 한국거래소가 빠진 탓에 산업은행이 직원 연봉 1위(9400만원)를 기록했었다. 한국거래소가 뒤늦게 임금 자료를 공개했기 때문이다. 한국거래소는 작년까지 '민간 기관'으로 분류되다가 지난 1월부터 준정부기관으로 지정됐다.

이전에도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을 통해 한국거래소의 연봉이 공개됐지만, 다른 공기업과 기준이 달라 비교가 불가능했다. 그동안 한국거래소는 사유재산권 침해와 국제경쟁력 저하 등을 이유로 공공기관 지정에 반대해 왔다.

직원 뿐만 아니라 거래소 이사장의 연봉도 최근 3년 새 배 이상 오른 7억9700만원으로 2위인 수출입은행장(5억9천200만원)에 비해 2억원 이상 많았다. 전체 기관장 평균 연봉(1억6000만원)은 거래소 이사장의 5분의 1 수준에 불과했다.

한국거래소 관계자는 "거래소는 작년까지 민간기업이었기 때문에 공기업과 임금을 비교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며 "다만 앞으로 임직원의 임금은 하향조정될 것"이라고 말했다. 거래소는 이사장과 상임감사위원 등 모든 등기임원의 연봉을 20%, 집행간부 연봉은 10% 줄이는 내용의 경영혁신 방안을 추진 중이다.

정부 관계자는 "거래소가 공공기관 지정에 극구 반대한 것은 그동안의 방만 경영이 드러나는 것이 두려운 점도 상당 부분 있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이제 공공기관으로 지정됐기 때문에 경영공시, 경영평가, 임원 인사 등에서 정부의 세밀한 감시를 받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경닷컴 이진석 기자 gene@hankyung.com

기사제보 및 보도자료 ope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