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1위 자동차사인 일본 도요타의 본거지인 도요타시(市)가 '제2의 디트로이트'가 될까봐 우려를 하고 있다
뉴욕타임스(NYT)는 30일 도요타의 번영과 함께 미국 디트로이트처럼 세계 자동차산업의 중심지로 성장해 온 도요타시의 호시절이 경기침체로 인한 도요타의 곤경과 함께 멈춰버렸다고 보도했다.

도요타는 지난 회계연도에 35억달러의 순손실을 냈을 것으로 추정돼 1950년 이후 처음 적자를 예고할 정도로 어려움을 겪고 있고 도요타를 경제의 근간으로 삼고 있는 도요타시의 경기도 이로 인해 최악의 침체에 빠져들었다.

도요타시에서 카메라를 판매하는 요시무라 다츠야씨는 "처음에는 우리가 제2의 디트로이트가 된 것에 열광했지만, 지금은 그렇게 될까봐 두려워하고 있다"고 말했다.

디트로이트를 중심으로 세계를 주름잡던 미국 자동차산업이 크라이슬러의 파산보호 신청과 제너럴모터스(GM)의 위기로 몰락의 길을 걷는 것이 도요타시에서도 벌어질까 봐 걱정하는 것이다.

악화된 경제사정은 시의 실업자 사무소에서 극명하게 나타난다.

작년 여름 전까지만 해도 구인난에 시달렸을 정도로 잘 나갔던 도요타와 협력업체들 덕에 텅텅 비었던 실업자 사무소는 요즘은 하루 1천명이 넘게 찾을 정도로 붐비고 있다.

도요타와 협력업체들의 감산과 감원으로 일자리를 잃은 실직자들이 실업수당의 청구와 함께 다른 일자리를 찾으려고 몰리고 있는 것이다.

실업자 사무소의 가와지리 마사미 부소장은 1월부터 3월까지 방문자가 8천42명에 달해 1년전보다 133%나 증가했다고 말했다.

도요타에 의존하는 시 재정도 타격을 받고 있다.

도요타시의 법인세 징수액은 3월말로 끝난 지난 회계연도에 1천600만달러로 전년도의 4억4천200만달러에 비해 대폭 줄었다.

이 때문에 시는 각종 지출을 줄여야 하는 형편이다.

인구 42만3천명의 도요타시의 많은 사람들은 도요타 한 회사에 경제적으로 너무 많이 의존하고 있는 것에 문제를 제기하고도 있다.

도요타시의 재정 책임자인 사와히라 쇼지씨는 "도요타가 기침을 하면 우리는 폐렴에 걸린다"며 세계 1위의 업체에게 이런 일이 일어날 것이라고 상상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뉴욕연합뉴스) 김현준 특파원 jun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