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C플라워스, 지분매각 거부..獨 '강제압류' 경고

1930년대 이후 처음으로 민간은행을 국유화하려는 독일 정부의 계획이 미국 사모펀드의 지분 매각 거부로 암초에 부딪혔다.

미국 사모펀드인 JC 플라워스는 30일 성명을 통해 투자자들이 독일의 부동산대출 전문 금융기관 히포 리얼 에스테이트(HRE)의 주식을 계속 보유하길 원하고 있다고 발표, 법적 분쟁을 예고했다.

독일 정부는 최근 발표된 민간은행 국유화 법률에 따라 자금난으로 사상 최대규모의 공적자금을 수혈받은 HRE를 오는 6월30일까지 국유화하기 위해 주당 1.39유로(한화 약 2천400원)에 공개매수를 진행하고 있다.

독일 정부는 5월4일까지 진행되는 이번 공개매수를 위해 2억9천만유로를 준비해놓고 있다.

그러나 뉴욕에 소재한 플라워스는 이날 성명을 통해 "HRE의 주당가치가 1.39유로를 상회하는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면서 "14% 이상의 지분을 갖고 있는 플라워스의 투자가들이 주식을 계속 보유하기로 결정한 반면 매각을 결정한 투자자는 1% 미만"이라고 밝혔다.

플라워스는 29일 현재 HRE 지분 16.2%를 보유하고 있다.

독일정부가 설립한 금융시장안정화기금(Soffin)은 앞서 주당 1.39유로가 법적 하한선보다 10%나 높은 '매력적인 가격'이라고 주장했었다.

독일 정부는 투자자들이 자발적으로 지분을 매각하지 않을 경우 법안의 시효 만료일인 6월30일 이전에 최후의 수단으로 민간지분에 대한 유상압류 조치를 취할 수 있다.

이와 관련, 페어 슈타인브뤽 독일 재무장관은 이날 베를린에서 연설을 통해 플라워스의 매각 거부와 관계없이 국유화 작업을 진행할 것이라면서 플라워스가 "아주 공정한 제안을 거부하는 것은 매우 좋지 않은 일"이라고 비난했다.

슈타인브뤽 장관은 플라워스가 주당 7-8유로를 원하고 있다는 일부 보도에 대해 "그런 일은 없을 것"이라면서 "매각을 거부한다면 법적 권한을 행사할 것"이라고 말해 강제압류에 나설 것임을 분명히 했다.

(베를린연합뉴스) 김경석 특파원 kskim@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