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일(노동절)부터 5일(어린이날)까지 이어지는 황금연휴가 시작됐지만 산업현장은 쉬지 않고 돌아간다. 휴대폰을 생산하는 삼성전자 구미공장은 이번 연휴 기간 내내 정상 가동시스템을 유지하기로 했다. 반도체를 생산하는 기흥공장과 LCD 생산을 맡고 있는 탕정공장도 마찬가지.석유화학업계 역시 연휴를 반납하고 공장 문을 연다.

◆"재고가 바닥났다"

여천NCC 호남석유화학 LG화학 삼성토탈 등 주요 석유화학업체들은 휴일과 상관없이 4조3교대로 평상시 근무체계를 유지하기로 했다. 업계 관계자는 "중국 내수진작에 따른 수요 증가로 모든 업체들이 90% 이상의 정상 가동률을 유지하고 있다"고 말했다. 예전처럼 징검다리 연휴를 통째로 즐기는 양상도 많이 잦아들었다. LG전자는 최근 휴대폰 TV 에어컨 등 제품주문이 몰리면서 징검다리 휴일인 4일에도 직원들을 출근시킬 계획이다.

휴대폰을 생산하는 평택공장은 3일부터는 정상근무 체제를 유지하기로 했고 세탁기 냉장고 에어컨을 만드는 창원공장은 4일엔 정상 가동하기로 했다. TV를 만드는 구미공장도 법정 공휴일을 제외하곤 근무하기로 했다.

자동차업계도 공장 가동률을 조금씩 높여가고 있다. 현대자동차는 오는 4일에도 울산 아산 전주 등 전국 7개 공장을 정상 가동하기로 했다. 아반떼를 생산하는 울산 3공장 및 에쿠스를 만드는 5공장에선 정규 근무시간(8시간) 후 2시간의 잔업까지 실시할 예정이다. 기아자동차는 같은 날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쏘울과 카렌스 등을 생산하는 광주공장을 세우지 않기로 했다.

현대중공업 울산조선소는 4만3000여명의 현장 근로자 중 1만여명이 휴일 조업에 나선다. 수주해 놓은 선박 건조 물량의 납기를 맞추기 위해서다.

◆현장에선 "일해서 즐겁다"

LG디스플레이 구미공장에서 일하고 있는 소선미씨(24 · 여)는 연휴 기간에도 회사 출근을 해야 하지만 "즐겁다"고 말했다. 소씨는 "지난해 12월엔 LCD값이 폭락하면서 12일이나 공장 가동이 중단돼 며칠씩 일감이 없었던 것과 비교하면 좋은 소식 아니냐"고 했다.

이처럼 생산현장이 빠르게 돌아가기 시작한 것은 급격한 재고 감소 덕분이다. 지난해 말부터 올초까지 업체들은 경기악화로 수요가 급격히 줄어들 것을 감안해 '연휴=감산' 공식으로 움직였다. 하지만 최근 들어 재고가 소진되면서 공장 가동을 늘려야 하는 상황이 빚어졌다. 여기에 LCD TV와 스마트폰 등을 중심으로 소비가 조금씩 살아나고 있는 것도 전자업체 생산현장의 손길을 바쁘게 만들고 있다.

김현예/조재길/이정호 기자 yea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