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5개 주채무계열(대기업그룹)에 대한 재무평가 결과 모두 10곳이 주채권은행과 재무구조개선 약정을 체결하게 됐다. 은행별로는 산업은행이 7곳으로 가장 많고 우리 신한 하나 등 시중은행별로 1곳이다. 국민과 외환은행은 한 곳도 없다.

우리은행의 경우 주채무계열 중 재무구조 평가에서 불합격 판정을 받은 곳이 한 곳도 없다. 다만 D그룹에 대해서는 지난해 B사 인수에 따른 위험요인이 부각됐다. 우리은행 고위 관계자는 "D그룹은 재무구조 평가에서 너끈히 합격점을 받았다"면서 "B사 인수와 관련된 리스크를 어떻게 관리할 지가 과제로 남아있다"고 말했다.

D그룹을 제외한 9곳 중 4곳은 지난해 주채권은행과 재무구조개선 약정을 체결했으나 경기악화 등으로 영업상황이 개선되지 않아 올해도 불합격 판정을 받았다. 이 중 하나인 또 다른 D그룹의 경우 현재 추진 중인 비철금속 관련 계열사 매각이 성사될 경우 시장의 우려가 해소될 것으로 예상된다.

올해 신규로 주채무계열에 편입된 5곳 중 GM대우 등 2곳도 약정체결 대상으로 결정됐다. GM대우는 선물환 계약으로 인한 환차손과 본사인 GM의 경영악화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부채비율이 741%에 달할 정도로 위험한 상황이다.

다른 한 곳인 W그룹은 부채비율이 130%대에 불과할 정도로 안정된 재무구조를 갖췄으나 수익률과 현금회전율 등 다른 평가항목에서 기준을 충족시키지 못했다. 주채권은행 관계자는 "획일적으로 기준을 적용하는 것이 다소 불합리하다고 판단,예외 인정을 검토했으나 원칙에 따르기로 했다"며 "회사 경영에는 문제가 없다"고 말했다.

이 외에도 자산기준 주채무계열 순위에서 10위권 내의 대그룹도 2곳이 포함됐다. 과도한 인수 · 합병(M&A)으로 몸집을 키웠다가 유동성이 악화됐거나 급격한 환율변동으로 영업환경 리스크가 커진 K와 H그룹이다.

재무구조평가에서는 합격점을 받았으나 향후 유동성 악화에 따른 시장불안 가능성을 감안한 결정이다. 금융감독원 고위 관계자도 "계량요소 외에 경영악화 가능성,시장평판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합격한 계열과도 약정을 체결하기로 했다"고 이를 확인했다.

이 밖에 대주는 대한조선 등 핵심계열사가 워크아웃 중으로 그룹 전체가 어려움을 겪고 있어 약정체결대상에 포함됐다. 하이닉스의 경우 재무평가에서는 불합격 점수를 받았으나 매각작업이 추진 중이고,올해 1분기 실적도 크게 개선되는 등 업황 전망이 밝은 데다 최근 증자를 통해 재무구조가 호전돼 대상에서 제외됐다.

대우조선해양도 부채비율이 632%에 달하지만 선수금이 부채로 잡히는 조선업의 특수성을 감안해 대상에서 빠졌다. 성동조선과 SPP 등 중견 조선업체들은 재무구조평가에서 합격판정을 받았다.

이심기/김인식 기자 sg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