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정부가 제시한 자구안 제출 시한인 30일 정오(한국시간 1일 오후 1시)가 임박하면서 크라이슬러 운명 결정이 초읽기에 들어갔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29일 취임 100일을 맞아 백악관에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30일 전보다는 매우 희망적"이라고 밝혔다. 노조가 상당한 희생을 했으며 채권단도 잠재적인 양보안을 갖고 온 것을 보면 알 수 있다는 것이다. 그는 "이 같은 정황에 비춰볼 때 피아트와 크라이슬러의 합병 가능성이 커졌다"면서 "세부적인 게 확정되지 않아 예단할 수는 없으나 과거보다 더 낙관적"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전에는 크라이슬러가 파산보호를 신청하는 게 신중하고 적절했을진 모르겠으나 그들이 그것을 사용해야 할지 분명치 않아졌다"며 "주요 채권은행들이 양보를 할 준비가 돼 있는 만큼 크라이슬러가 설사 파산보호 신청을 한다고 해도 그 기간은 아주 짧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 같은 발언은 전날 주요 채권단과 합의한 채무 경감 방안을 일부 채권단이 받아들이지 않고 있는 점을 고려한 발언으로 보인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이날 백악관 자동차 태스크포스(TF) 관계자들이 채무 경감 방안을 수용토록 헤지펀드 등 채권단을 설득 중이라고 보도했다. 이 신문은 상황이 극히 유동적이어서 파산보호를 신청할 때와 그렇지 않을 때를 대비해 백악관이 두 가지 발표문을 동시에 준비하고 있다고 전했다.

블룸버그통신은 오바마 대통령이 크라이슬러의 파산보호 신청 방안을 밝힌 이후 크라이슬러와 피아트 간 협상이 타결될 것으로 예상했다. 이와 관련,AP통신은 크라이슬러가 곧 피아트와의 제휴 계약에 서명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앞서 미 정부는 크라이슬러에 4월 말까지 노조 및 채권단의 고통 분담 합의를 이끌어내고 피아트와도 협상을 타결짓는 등 강력한 구조조정 계획을 제출하도록 요구한 바 있다.

뉴욕=이익원/워싱턴=김홍열 특파원 ik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