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로금리, 장기국채매입 등 양적완화 지속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는 29일 미국 경제가 여전히 위축되고 있는 상태지만 경제침체가 완화되고 있는 조짐을 보이고 있다고 밝혀 경기상황에 대해 종전보다 긍정적인 평가를 내렸다.

FRB는 이날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의 이틀간 회의를 마감하면서 이 같은 경제상황에 대한 평가와 전망을 고려해 연방기금 목표금리를 역대 최저수준인 0∼0.25%에서 계속 운용하기로 결정했다.

이로써 목표금리는 작년 12월16일 FOMC 회의에서 제로수준으로 낮춰진 이후 올해 1월과 3월, 4월 회의까지 모두 3차례 FOMC 회의를 통해 제로수준에서 동결됐다.

FOMC는 성명에서 "3월 이후에 나온 경제지표들은 경제 위축의 속도가 다소 느려진 것처럼 보여주지만 경제는 계속 위축되고 있다"고 평가하고 "중앙은행은 경제회복을 촉진하고 물가안정을 유지하기 위해 모든 가능한 수단을 다 동원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지난달 FOMC 회의에서는 고용과 수출, 주택시장, 기업투자, 금융시장의 신용경색 현상 등 미국의 경제상황이 전반적으로 부진하다는 평가를 내렸으나, 이번 회의에서는 수출부진에 대한 언급이 빠지고 가계의 소비지출이 안정화되는 조짐을 보이고 있다는 긍정적인 평가가 추가됐다.

이는 그동안의 초저금리 정책으로 인해 금융시장 상황이 개선되는 것과 맞물려 급격한 경기 하강의 속도가 완만해지면서 저점에 근접, 회복을 모색하기 시작한 것으로 FRB가 판단한 것으로 해석된다.

FRB의 이러한 경기상황에 대한 판단은 앞으로 시장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으로 기대되며 실제로 이날 뉴욕증시에서는 다우존스종합지수의 상승폭이 장중 한때 200포인트 이상을 기록하는 등 호재로 작용했다.

FRB는 제로금리 정책을 유지하는 한편 이미 발표한 대로 올해 가을까지 3천억달러의 국채를 매입하는 것을 비롯한 양적완화 정책을 계속 펴나가겠다고 강조, 일각에서 제기된 국채매입 규모의 확대 가능성은 일단 배제했다.

돼지인플루엔자(SI)의 확산이 경제에 타격이 미칠 가능성에 대해서 FRB는 아무런 언급을 하지 않았으나, 금융시장과 경제상황의 전개과정을 살펴보며 유동성 공급을 확대할 준비가 돼 있다는 방침을 밝혀 필요할 경우 능동적으로 대처할 것임을 분명히 했다.

물가상승 압력에 대해 FRB는 종전 전망과 마찬가지로 당분간 낮은 수준에서 유지될 것으로 전망됐다.

이날 FOMC의 금리결정과 통화정책 운용방향은 벤 버냉키 FRB 의장을 비롯한 참석 위원 10명 전원이 찬성했다.

(워싱턴연합뉴스) 박상현 김재홍 특파원 jaehong@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