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월 정부 방침 발표 이후 오락가락 혼선이 거듭됐던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폐지 대책'이 가닥을 잡으면서 서울 강북권과 수도권 등 비투기지역에서는 일부 다주택자들이 벌써부터 매물을 내놓고 있다. 지난 28일 해당 법안이 국회기획재정위 조세소위를 통과하자 노원구 월계동에서는 다주택자 소유의 초안 아파트 56㎡형이 시세(1억5000만원)보다 2000만원 낮은 가격에 매물로 나왔다. 성북구 장위뉴타운과 중랑구 중화뉴타운 등에서도 다주택자들이 대지지분 33㎡ 내외의 소형 매물을 3,4건씩 한꺼번에 내놓고 있다. 매물이 이렇게 나오기 시작하면 강북권 집값이 다소 하락할 것으로 중개업계는 전망하고 있다.

반면 서울 강남권(서초 · 강남 · 송파구)의 경우 당초 예고됐던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폐지'에서 '완화(10% 가산세 부과)'로 확정되자 실망하는 분위기가 역력하다.

양도세 중과 폐지를 기다리며 매도를 미뤄왔던 다주택자들은 각자 사정에 따라'보류'나 '매각'을 결정할 수밖에 없게 됐다. 현지 중개업계에서는 "최근 강남권 집값이 상승세를 타고 있는 상황이어서 대출 이자에 시달리는 경우가 아니라면 당분간은 매도를 보류하고 관망세로 돌아설 사례가 더 많을 것"으로 전망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전체적으로는 정부가 다주택자들에 대한 양도세를 포괄적으로 낮춰줬기 때문에 장기적으로는 매물이 늘어나면서 거래가 살아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노경목 기자 autonom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