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중공업이 세계 처음으로 생산 현장에 와이브로(무선광대역통신망)를 적용한 '디지털 조선소' 조성에 나섰다.

현대중공업은 29일 울산 본사에서 KT와 '와이브로 조선소 구축'에 관한 협정을 맺고 오는 8월 말까지 작업을 마치기로 했다.

이 회사가 KT와 함께 울산조선소에 구축할 와이브로는 기업 전용 초고속 무선 데이터 통신망인 'W-오피스 시스템'이다. 이 시스템을 구축하기 위해 두 회사는 조선소에 무선통신 제어국과 기지국,광중계기 등을 차례로 설치할 예정이다.

와이브로 시스템 구축을 마무리하면 오는 9월부터 594만㎡ 규모의 울산조선소는 하나의 무선 통신망으로 연결돼 현장 직원들이 작업 정보 및 의견을 실시간으로 공유 · 관리할 수 있게 된다. 작업자가 휴대용 무선단말기를 통해 공간의 제약 없이 음성과 영상,데이터 등 정보를 실시간으로 사내 통신센터 및 타 작업자 간에 주고받을 수 있다는 얘기다.

현대중공업은 이 시스템을 통해 생산과 물류,설계 등에서 신속한 업무처리가 가능해 생산성과 품질이 향상되고 원가절감 효과도 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조선소는 작업장이 넓고 옥외에서 이동하는 작업이 많아 유선통신으로는 정보 교류에 한계가 있으며,휴대전화 통신망도 속도나 정보량이 제한돼 왔다. 철 구조물을 다뤄야 하는 업종 특성으로 인해 통신 자체가 지연되거나 단절되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

하지만 와이브로는 넓은 지역에서도 통신이 지연되거나 끊어지지 않고 한 번에 많은 정보를 빠르게 전달할 수 있는 게 장점으로 꼽힌다. 황시영 현대중공업 최고정보관리책임자(CIO · 전무)는 "조선과 IT(정보기술)의 결합을 통해 세계 최고의 경쟁력을 키워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장창민 기자 cmj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