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애플사의 최고경영자(CEO) 스티브 잡스가 과거 임시 주거지로 이용했던 고풍스런 저택을 해체하기 위한 행정절차를 밟고 있다고 미 경제전문지 포천이 28일 보도했다.

잡스가 해체 신청한 저택은 미국 캘리포니아주 실리콘밸리 지역내 한적한 부촌으로 꼽히는 `우드사이드'에 위치해 있으며 과거 스페인 제국의 식민지 시대 풍으로 84년전 지어진 집이다.

이 저택은 잡스가 최근 수년간 기거하지 않아 사실상 방치된 상태며, 관리 부실로 내부와 외부 곳곳이 허물어지는 등 개조가 불가피한 것으로 알려졌다.

잡스는 현재 실리콘밸리 지역 팔로알토 시에 살고 있다.

잡스는 우드사이드 저택을 해체한뒤 현대식 주택을 짓고 싶다며 해체 허가를 신청했고 캘리포니아주 관할 시의회 당국은 허가 여부를 검토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 저택은 한때 자수성가형 백만장자로 유명했던 대니얼 재클링의 소유였으며, 당시엔 값비싼 예술품으로 가득차 있었다고 포천은 전했다.

잡스는 30개의 방이 있는 우드사이드 저택을 1984년 구입했으며 팔로알토로 이사하기 전까지 상당기간 임시로 거주하고 있었다.

잡스는 저택을 구입한 뒤 "춥고 황량한 집으로, 내가 산 집 중 가장 맘에 들지 않는다.

누가 이사할 비용을 지불해 준다면 당장 이 집을 주겠다"며 불만을 토로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한 유산 보존단체는 이 저택에 대해 "스페인 제국주의 시대의 `건축학적 보물'이어서 국가 유산으로 지정할 가치가 있는 저택"이라며 해체 반대 의사를 보이고 있어 주목된다.

보존단체는 "잡스가 살지도 않았고 지난 10년간 저택을 방치하고 훼손했다"고 주장했다.

포천은 "현재 이 저택은 지붕에서 비가 새 떨어지고 집안 벽 곳곳이 무너져 있으며 내부에선 스컹크 냄새가 스며들어 있어 어떻게든 개조는 필요한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샌프란시스코연합뉴스) 김성용 특파원 ksy@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