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그룹은 대법원이 28일 '삼성재판' 상고심의 유ㆍ무죄를 판단하는 전원합의체를 열고 내달 29일 선고하기로 결정한 것으로 알려지자 유무죄 향방에 촉각을 곤두세웠다.

삼성 관계자는 선고기일이 확정된 데 대해 "특별히 할 말이 없으며, 겸허하게 결과만 기다릴 뿐이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같은 표면적인 모습에도 불구하고 삼성 수뇌부는 대법원이 선고기일을 잡은 것은 유무죄 여부가 결정된 것을 의미하는 것 아니냐며 대법원 합의 결과에 대해 촉각을 곧두세웠다.

삼성에버랜드 전환사채(CB) 발행 사건을 다루는 삼성재판에 대해 무죄가 선고되면 삼성으로서는 지난 10년 가까이 논란이 됐던 이재용 삼성전자 전무의 편법 경영권 승계 의혹에서 벗어날 수 있기 때문이다.

이건희 전 삼성 회장의 외아들인 이 전무는 1996년 에버랜드 CB를 저가에 배정받은 결과 순환출자구조인 삼성 계열사들에 대한 지배권을 확보했다.

에버랜드 전직 경영진인 `허태학ㆍ박노빈 전 사장 사건'으로도 불리는 에버랜드 CB 발행사건은 2심에서 유죄가 선고됐었다.

이와 함께 김용철 변호사의 폭로로 촉발된 삼성 특검 상고심도 에버랜드 CB 발행 사건을 다루고 있으나 이는 허.박 사건 상고심의 쟁점과 중복되기 때문에 사실상 이번 전원합의체에서 두 사건을 모두 심리하는 것으로 간주되고 있다.

삼성은 에버랜드 CB 발행에 대해 유무죄 판결이 내려지면, 그에 따라 차후의 경영 행보를 가속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재계는 무죄 판결이 내려지면 현재 경영 수업중인 이 전무가 경영 일선에 나서는 시기가 빨라지는 반면 유죄 판결이 나면 특검 이후 삼성이 취해왔던 자숙하는 모습이 좀더 지속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어떤 경우든 그동안 삼성을 괴롭혀왔던 의혹과 논란이 일단락되면 삼성은 점차 다양한 혁신 활동을 벌임으로써 새로운 면모를 보일 것으로 재계는 관측하고 있다.

(서울연합뉴스) 현경숙 기자 ksh@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