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닭-달걀 선후 따지는 것 의미 없어"

GM대우는 28일 미국의 GM본사와 산업은행이 GM대우에 대한 지원 조건으로 상대방의 '선(先) 지원'을 요구하고 나선 데 대해 "양측이 동시에 같이 사는 길을 택해야 하며 선후를 따지는 것은 의미가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GM대우 고위 관계자는 "이것은 마치 닭이 먼저냐, 달걀이 먼저냐는 것을 따지는 것과 같은 맥락"이라면서 GM CFO인 레이 영 부사장 발언의 의미는 미국 정부가 GM에 투입한 자금은 GM의 미국내 사업장에만 사용하도록 돼 있기 때문에 GM본사로서는 자금을 직접 지원할 방안이 없다는 것이라고 해석했다.

이 관계자는 "따라서 해외 현지 기업은 현지 정부와 은행이 유동성 지원을 통해 살려야 한다는 원칙을 천명한 것으로 산업은행의 제안을 공식적으로 거부한 것으로는 볼 수 없다"고 설명했다.

그는 산업은행이 GM대우를 선지원하면 GM 본사가 지원할 수 있다는 것은 GM대우의 유동성 상황이 호전될 경우 GM이 GM대우를 핵심사업장으로 분류하고 연구개발 협력을 강화하는 등 장기발전을 보장하는 내용의 지원을 할 수 있다는 뜻이지 결코 직접적인 자금 지원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라고 강조했다.

이 관계자는 "GM 본사가 GM대우에 자금을 지원하는 방법은 증자 외에는 없지만, 증자는 사실상 불가능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GM 미 본사의 레이 영 부사장은 이날 디트로이트 현지를 방문한 한국 기자들에게 한국 정부와 산업은행이 먼저 GM대우를 지원하지 않을 경우 GM 본사로서는 지원할 방안이 없다고 말하고 'GM대우에 대한 포기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는 것이냐'는 질문에 "가능성이 있다"고 언급한 바 있다.

GM대우 측은 한편 산업은행을 포함한 은행권이 5-6월 중 만기도래하는 GM대우의 선물환 계약 8억9천만 달러 중 5억 달러 안팎의 만기를 연장해주는 문제에 대해 만기 연장이 안 되더라도 당장에 치명적인 유동성 위기가 오는 것은 아니라고 밝혔다.

이 경우 5-6월 중 1천500억원 정도를 갚아야 하는 부담이 생길 뿐이라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이날 중 결정되는 선물환매도 만기 연장 여부는 현재 1-2개 은행이 연장에 반대하고 있어 쉽게 타결되지 않을 것으로 업계는 전망하고 있다.

(서울연합뉴스) 권혁창 기자 faith@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