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기업의 절반 이상이 올해 임금동결을 검토중이라고 27일 영국 일간 더 타임스가 보도했다. 영국상공회의소(BCC)가 최근 회원사를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응답자의 58% 이상이 임금동결을,12%는 임금삭감을 계획중인 것으로 집계됐다. 영국 경제위기의 책임소재를 묻는 질문에선 절반 이상이 금융권을 꼽았고,37%는 정부,6%는 재무부의 과오를 지적했다.

금융산업을 기반으로 지난 10여년 간 성장 가도를 달렸던 영국은 미국발 금융위기의 직격탄을 맞아 전분기 대비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작년 3분기(-0.7%)부터 올 1분기(-1.6%)까지 3분기 연속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주력 산업인 금융시장이 무너지면서 실업률은 작년 11월~올 1월 6.5%로 치솟았고 소비와 투자도 꽁꽁 얼어 붙었다.

더 타임스는 경제상황이 극도로 악화되면서 임금동결 및 삭감,해고 등 고용 불안이 커지고 있다고 전했다. 영국 우정공사인 로얄메일이 최근 전자우편 사업 침체를 이유로 직원 18만1000명의 임금을 동결한 데 이어 브리티시텔레콤(BT)과 브리티시 항공,재규어랜드로버 등도 임금동결에 가세했다. 도요타자동차는 감산에 따른 근무시간 단축으로 임금을 10% 깎았다.

인원감축 바람도 거세다. BCC에 따르면 영국 기업의 절반 이상이 직원 해고를 고려중이거나 계획을 확정한 것으로 나타났다. 데이비드 프로스트 BCC 회장은 "영국 기업의 절반 이상이 해고를 고려할 정도로 경제상황이 급박하다"며 "민간부문이 홀로 경기침체의 고통을 감내할 수 없는 만큼 정부의 추가적인 지원이 절실하다"고 강조했다.

김미희 기자 iciic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