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닷컴]멕시코발 신종 돼지 인플루엔자(SI)가 이제 막 금융위기의 파고를 넘으려는 세계경제에 새로운 걸림돌로 등장했다.여행과 관광,축산업 등은 직접적인 타격을 피할 수 없을 전망이다.

로이터통신과 블룸버그통신,호주 뉴스닷컴 등에 따르면 SI는 세계경제에 최대 4조4000억달러의 피해를 끼칠 것으로 예측됐다.로이터통신은 27일 지난해 금융위기 발발 이전 시점에 발간된 세계은행 보고서를 인용,SI가 전세계로 확산돼 최대 7000만명 가량 사망하는 ‘펜데믹(전염병에 의한 대규모 사망)’ 수준이 될 경우 세계경제에 미칠 부담이 총 3조달러에 이르고 전 세계 국내총생산(GDP)의 5%를 잠식할 것이라는 비관적 관측을 전했다.

호주 뉴스닷컴은 호주수출금융보험사 자료를 인용,SI가 전세계로 확산된다면 경제피해 규모가 최소 4630억달러에서 최대 4조4000억달러에 이를 것으로 내다봤다.최악의 경우 호주 GDP가 10.6% 줄어들 수 있다고 분석했다.블룸버그도 SI가 당분간 미국 경제에 걱정거리가 될 것으로 예상했다.로렌스 서머스 백악관 국가경제회의 위원장은 “(전염병 등의 영향으로) 당분간 미 내수는 줄어들 것”이라고 밝혔다.뉴저지 소재 WBB시큐리티가 발표한 보고서는 전염병이 창궐하면 미국의 경제적 손실이 1조4000억달러에 이를 것으로 추산했다.

로이터통신은 SI가 사람 사이에도 감염되면서 외출을 삼가할 것으로 보여 여행과 관광산업에 직접적인 타격을 입힐 것으로 예상했다.이날 아시아 증시에서 여행주와 항공주는 일제히 약세를 보였다.세계무역 감소와 돼지 닭 등 축산업의 연쇄 피해도 우려되고 있다.실제 러시아가 멕시코산 돼지의 수입제한 조치를 취하고,아랍에미리트(UAE)가 미국 및 멕시코산 돈육제품 수입 금지를 고려중이라고 밝히면서 24일 미국산 돼지값은 2개월래 최저치로 폭락하기도 했다.외환시장에서도 돼지독감이 영향을 미쳐 멕시코와 미국의 통화 가치가 하락세를 보였다.

아우구스틴 카스텐스 멕시코 재무장관은 “돼지독감이 멕시코 경제에 미친 타격을 계산하긴 아직 너무 이르다”며 음울한 분위기를 전했다.

김동욱 기자 kimd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