돼지인플루엔자, 여행 수요 회복에 '찬물' 우려

내달 초 `황금연휴'를 앞두고 여행.항공업계가 돼지 인플루엔자로 비상이 걸렸다.

멕시코에 창궐하는 돼지 인플루엔자 확산 사태와 관련, 정부는 26일 멕시코시티와 멕시코주 등을 여행자제 지역으로 지정했다.

특히 미국과 뉴질랜드, 프랑스 등에서 돼지 인플루엔자 환자 또는 의심 환자가 잇따라 발생하면서 세계보건기구(WHO)가 세계적인 유행병이 될 가능성을 경고하자 업계는 더욱 긴장하고 있다.

A여행사 관계자는 27일 "멕시코 여행 상품은 있지만 이번 연휴에 예약은 거의 없고 주로 동남아 쪽이다"면서 "동남아 여행에도 전염 우려가 있는지를 파악중"이라고 말했다.

돼지 인플루엔자가 사람 간 집단 감염이 되는 것으로 알려졌기 때문에 멕시코 쪽이 아니라 하더라도 국제공항 등 공중 장소를 회피하려는 심리가 작용, 혹시나 예약 취소가 잇따르지 않을까 여행.항공업계는 우려하고 있다.

올해 들어 극도의 불황을 겪다가 이번 연휴에 힘들게 작년 수준의 여행객을 모집한 A여행사는 사태를 주시하면서 여행객들에게 최대한 안심할 수 있는 정보를 제공한다는 전략이다.

B여행사 한 직원은 "이번에는 연휴가 길어 돼지 인플루엔자 환자가 발생한 미국이나 뉴질랜드 여행 상품을 예약한 고객도 있다"면서 취소 문의가 있지나 않을까 걱정했다.

여행사들은 돼지 인플루엔자가 2003년 동남아시아와 동유럽 등에서 유행하면서 수 백명의 사망자를 냈던 조류인플루엔자만큼 큰 위협이 되지는 않을 것으로 예상했다.

국내 항공사는 멕시코 직항 노선이 없어 돼지 인플루엔자로 인한 직접적인 예약 취소 문의는 아직 없는 상황이다.

그러나 미국과 캐나다에서 일부 환자가 발생한 것으로 확인되면서 장거리 여행 수요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미주 노선의 관광 수요가 영향을 받을 수도 있어 사태를 예의주시하고 있다.

항공업계 한 관계자는 "돼지 인플루엔자가 미주 쪽으로 확산하면 회복 조짐을 보이던 여행 수요도 급격하게 위축될 것으로 우려된다"라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이동경 이광철 기자 hopema@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