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연구진이 세계 최고 효율의 플라스틱 태양전지 개발에 성공했다.

광주과학기술원(GIST)은 이광희 신소재공학과 교수(48) 연구팀이 6%의 에너지 전환 효율을 갖는 단일 구조의 플라스틱 태양전지를 개발했다고 26일 발표했다. 이 연구 결과는 광학 분야의 국제 학술지인 '네이처 포토닉스' 27일자에 게재됐다. 에너지 전환 효율이란 태양 에너지를 100으로 봤을 때 이를 전기 에너지로 바꿀 수 있는 비율을 의미한다.

유기물을 이용해 만드는 플라스틱 태양전지는 식물의 광합성 작용을 모사한 '인공 광합성 소자'로 일컬어지며 고분자 플라스틱과 풀러린이라는 물질을 이용, 빛을 받아 전기를 만든다. 플라스틱의 특성을 띠는 이 태양전지는 휘어질 수 있는 데다 가벼워 입을 수 있는 태양전지,전자 신문,파라솔,휴대용 충전기,유리벽 등에 사용될 수 있다. 전환 효율이 실리콘 기반의 무기물 태양전지보다 낮다는 약점이 있지만 제작 공정이 간단해 실리콘 태양전지에 비해 생산 비용이 20분의 1 정도에 불과하다는 것이 강점이다.

연구팀은 2007년 단일 구조의 태양전지 셀을 두 층으로 쌓은 적층형 태양전지를 개발,세계 최고 수준인 6.5%의 효율을 달성하고 관련 논문을 사이언스지에 게재한 바 있다. 당시만 해도 각 셀의 효율이 3~4%에 불과했으나 이번에는 단일 셀의 효율이 6%를 넘어선 것이다.

연구팀은 빛을 흡수할 수 있는 영역이 넓고 생산 전류의 전압이 높은 플라스틱 신물질과 타이타늄 산화물을 병합해 내부 양자 효율을 획기적으로 개선시켰으며 이를 통해 최고 6.2%의 효율을 달성했다. 이 태양전지는 녹색광 아래에서는 상용화 수준을 훨씬 넘는 17%의 에너지 전환 효율을 보였다고 연구팀은 밝혔다.

이번 연구에 참여한 김희주 박사는 "지금까지 보고된 플라스틱 태양전지의 최고 효율은 해외 연구팀이 기록한 5%에 불과했다"며 "향후 7% 효율을 달성하면 태양전지 모듈에서는 5% 이상의 효율을 가지게 되는 만큼 상용화를 위한 경제성을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황경남 기자 knhw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