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가스공사의 올해 1분기 누적 미수금이 5조원에 달할 것으로 보인다.

26일 가스공사와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말 3조4천500억원이던 가스공사의 미수금은 1분기 들어 1조5천억원이 더 늘어날 전망이다.

이렇게 되면 미수금은 2007년 말 1천756억원에서 28배가량 증가한 5조원에 육박하게 된다.

미수금은 작년 말 이미 이 회사의 시가총액 3조2천150억원(지난 24일 기준)을 넘어섰고, 현재는 시가총액의 약 1.5배에 이른다.

이는 천연가스값 폭등과 원화 약세에도 2개월마다 조정되던 가스요금이 물가안정 차원에서 내내 동결되다 지난해 11월에야 7.3% 인상되는 데 그쳤기 때문이다.

공사는 회계처리 방법상 요금이 동결된 탓에 발생한 원료비 손실분을 손실항목이 아닌 미수금, 즉 받지 못한 돈으로 보고 자산항목에 넣고 있다.

한국투자증권 윤희도 연구원은 "미수금은 1분기 말 5조원에 육박한 것으로 추정된다"며 "원화 기준 LNG 도입가격이 계속 하락하고 있어 5~6월부터는 미수금이 조금씩 회수될 전망이지만 회수 속도가 더뎌 단기간에 의미 있는 수준의 재무구조 개선을 기대하기 어렵다"고 분석했다.

현대증권 한병화 연구원도 "작년 11월 이후 요금이 동결된 점을 고려하면 1분기까지 미수금은 5조원 정도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다음 달 초 1분기 실적을 발표하는 공사 측도 같은 전망을 내놓고 있다.

가스공사 관계자는 "아직 구체적인 수치가 나오지 않았지만, 미수금은 5조원에 이를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가스공사의 미수금 급증과 한국전력의 1분기 1조7천억대 영업손실로 전기ㆍ가스요금 인상 논의가 본격화될 것으로 보인다.

이와 관련해 김쌍수 한전 사장은 최근 국회 지식경제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올해 17.7%의 전기요금 인상요인이 발생했다"며 "정부에 9%의 전기요금 인상을 요구했다"고 말했다.

지식경제부 이윤호 장관은 지난달 한 강연에서 "에너지가격 메커니즘이 효율적으로 작동하게 하기 위해 경기가 회복되는 기미가 보이면 가스나 전기 가격을 올릴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올해 하반기에는 전기ㆍ가스요금이 인상될 것이라는 전망이 대두하고 있다.

(서울연합뉴스) 이봉석 기자 anfour@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