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신용평가사 무디스는 "한국경제가 1분기 들어 '아슬아슬하게' 침체를 벗어났다"며 "한국경제에 드리워진 먹구름을 밀어내지는 못했다"고 지적했다.

무디스 이코노미닷컴은 24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2009년 1분기 실질 국내총생산(GDP)과 관련, A4용지 3장 분량의 보고서를 통해 "한국 노동시장 침체가 소비 저하를 가져올 것"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이코노미닷컴 다니엘 멜서 수석연구원은 "예상을 뛰어넘는 가정의 소비지출 증가는 주목할 만하지만, 노동시장 침체가 심각해 결국 소비 저하를 일으킬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이어 "소비지출 증가는 지난해 4분기에 급격히 떨어진 것에 대한 경미한 반등(dead-cat bounce)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멜서 수석연구원은 "2009년 들어 약 14만8000개의 일자리가 사라졌다"며 "실업률 증가는 0.4%에 그쳤지만 2~3개월 안에 실직자가 쏟아져 나올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한국의 노동시장 침체가 매우 심각한 수준이며 본격적인 하락은 이제 시작된 것"이라며 "이로 인해 연말까지 소비가 크게 저하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러나 멜서 연구원은 "수출과 산업부문이 여전히 취약해 한국경제 성장을 저하시키는 주요 원인이지만 바닥을 지나고 있다"고 판단했다. 그는 금융부문과 관련, "한국 정부와 한국은행의 유동성 강화로 인해 비교적 나아졌다고"고 평가했다.

한편 한은은 이날 1분기 실질 GDP가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4.3% 감소해 지난해 4분기(-3.4%)에 이어 2분기 연속 역성장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전년 동기 대비 성장률로는 1998년 4분기(-6.0%) 이후 최저치다. 다만 전기 대비 성장률은 0.1%로 지난해 4분기 큰 폭 마이너스(-5.1%)에서 플러스로 돌아섰다.

한경닷컴 이진석 기자 gen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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