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와 여당이 추진 중인 '신용카드 수수료율 상한제' 적용대상인 연매출 1억원(월 카드매출 기준으로는 800만원) 미만의 중소 가맹점 수는 전체의 80% 가까이 차지하고 있지만 결제액 기준으로는 10%에도 미치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를 근거로 정부와 여당은 "수수료율 상한제 도입으로 수익성이 크게 악화될 것이라는 카드업계의 반발은 과장됐다"고 주장하는 반면,카드업계는 "고정적으로 들어가는 관리비용 때문에 소액 결제시 적용하는 수수료율을 낮추는 데 한계가 있다"며 기존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23일 금융위원회가 국내 신용카드 및 체크카드 승인 실적을 토대로 분석한 자료에 따르면 카드 결제금액이 월평균 800만원 이하인 가맹점 결제액이 전체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8.93%에 불과했다. 중소 · 영세 가맹점 수는 전체의 76.7%에 달할 정도로 많지만 소액이 많아 결제금액 기준으로는 그 비중이 매우 적었다.

이 자료를 근거로 정부와 여당은 수익성이 크게 악화될 것이라는 카드업계의 주장이 과장됐다고 주장하고 있다. 중소 가맹점에 대한 수수료율을 낮추더라도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10% 미만이어서 수익성이 크게 악화되지는 않을 것이라는 얘기다.

카드사들은 현재 중소가맹점에서 2.3~3.3%의 수수료를 받고 있다. 정부와 여당이 추진 중인 수수료율 상한제가 도입될 경우 상한선은 2.5~3.0%에서 결정될 가능성이 높아 수수료율 인하폭은 최대 0.8%포인트 수준일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대해 카드업계는 "중소가맹점에서 이뤄지는 결제는 금액이 적어 현재 수준의 수수료를 받더라도 기본적인 통신비 등 고정비용을 감당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며 정부와 여당의 방침에 반발하고 있다. 소액 결제가 대부분인 중소 가맹점에 대한 수수료율을 낮춰 줄 경우 손해를 본다는 것이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또 "중소가맹점들은 카드 결제액에 대해 1.3~2.6%의 세액공제를 받고 있다"며 "이 혜택을 감안하면 대형가맹점과 수수료율이 비슷하다고 볼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태훈 기자 bej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