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웅그룹 경영권을 승계할 것으로 알려졌던 윤영환 회장의 3남 윤재승 부회장 대신 2남 윤재훈 부회장이 대웅제약 경영을 주도하게 됨에 따라 대웅그룹 후계구도에 제약업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23일 제약업계에 따르면 지난 22일 발표된 최고경영자 인사에 따라 대웅제약 경영 주도권은 윤재훈 부회장이 쥐게 됐으며 지금까지 대웅제약을 이끌던 윤재승 부회장은 해외사업과 신규사업, 기업문화 관련 업무를 맡게 됐다.

지난 4-5년 동안 안팎에서 윤재승 부회장이 대웅의 후계자로 공식화 돼 있던 점을 고려할 때 업계에서 그 배경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특히 지난 1월 지주회사인 ㈜대웅이 자회사인 대웅바이오를 합병하면서 윤재승 부회장이 두 형을 제치고 대웅의 최대주주가 됨에 따라 윤재승 부회장의 후계구도가 더 공고해진 것으로 알려졌었다.

이전까지만 하더라도 윤재승 부회장은 대웅제약 지배력을 결정하는 대웅바이오 지분을 17.36% 보유해 다른 두 형제의 지분(각 16.24%, 17.00%)와 차이가 거의 없었던 것.
하지만 윤재훈 부회장이 대웅제약의 최고경영자로 합류하면서 후계자 경쟁이 시작된 것 아니냐는 관측이 업계에서 제기되고 있다.

현재 지주회사 대웅은 대웅제약 지분 40.10%를 보유, 대웅의 최대주주가 대웅제약을 지배하는 구조로 돼있다.

윤재승 부회장은 대웅의 최대주주로 12.24%를 보유하고 있지만 아버지 윤영환 회장과 재용씨(1남), 재훈씨(2남), 영씨(1녀)도 5.24~10.43%를 가지고 있다.

윤 회장의 의사에 따라 언제든지 후계자가 바뀔 수 있는 지분구도하에서 윤재훈 부회장이 최고경영자로 합류하고 윤재승 부회장이 제약 경영에서 한발 물러난 것은 후계구도의 변화를 읽을 수 있는 대목이다.

이번 인사의 배경과 관련 제약업계에서는 지난해 대웅제약의 구조조정 대상에 윤 회장 측 인사가 다수 포함돼 부자 갈등이 빚어진 것 아니냐는 관측이 조심스럽게 제기되고 있다.

한국제약협회 관계자는 "자신이 경영에서 점차 배제되고 있다고 느낀 윤 회장의 불만의 적지 않은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업계 관계자는 "지난 1-2년 윤 부회장이 '비만 전문약사' 프로그램으로 의사협회와 심각한 갈등을 초래하고 바이오알파, 시지바이오 등 지분 투자 벤처기업들이 사회적 논란이 된 데 대한 문책의 뜻도 들어 있는 것 같다"는 견해를 밝혔다.

상위권 제약사의 또 다른 관계자는 "제약업계에 또 하나의 '집안 싸움'이 생길 가능성도 점쳐진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하채림 기자 tre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