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산층 3년새 7%P 줄었다…실직→빚증가→저소득층 전락
중산층이 빠른 속도로 붕괴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현대경제연구원은 22일 '최근 중산층 붕괴 현황과 시사점'이란 보고서를 통해 중산층의 비중이 2005년 57.5%에서 2008년 49.9%로 7.6%포인트 하락했다고 발표했다. 중산층은 가구소득이 중위수(통계치의 중간값)의 50~150%인 계층을 말한다. 2005년의 경우 중산층은 월 가구소득이 126만6650~379만9950원(중간값은 253만3300원)인 계층이며,2008년은 128만670~384만2010원(중간값은 256만1340원)인 계층이다.

소득이 중간값의 150%를 초과하는 고소득층의 경우 2005년 24.4%에서 27.1%로 2.7%포인트 늘었다. 소득이 중간값의 50%를 밑도는 저소득층의 비중은 18.1%에서 23.0%로 4.9%포인트 높아졌다. 중산층에서 탈락한 가구의 3분의 2가량이 저소득층으로 떨어진 것으로 연구원은 파악했다. 중산층 중에서도 상대적으로 소득이 낮은 중저소득층(중간값의 50~75% 계층)은 비중이 14.8%에서 13.0%로 줄었다. 주원 기간산업실장은 "3년 전에는 중산층의 비중이 큰 산(山) 모양이었으나 이제 평평한 고원 모양으로 바뀌었다"고 말했다.

중산층 붕괴의 원인으로는 제조업의 고용창출 능력 약화와 가계의 재무건전성 악화 등이 꼽혔다. 중산층은 상대적으로 자산이 많은 고소득층과 달리 대체로 근로소득에 의존하기 때문에 제조업을 중심으로 고용창출 능력이 떨어지면서 직접적인 타격을 받았다는 분석이다. 가계빚이 개인 처분 가능 소득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2005년 104.3%에서 2008년 120.1%로 높아지는 등 가계부채도 증가 추세다. 사교육비 증가로 인한 교육투자 격차로 가난의 대물림 구조도 고착화하고 있다는 게 연구원의 진단이다.

주 실장은 "소비 성향이 큰 중산층이 감소하면 내수 기반이 더욱 약해져 대외 충격에 취약할 수 있으며 소득계층 간 갈등으로 사회 불안이 심화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를 막기 위해 안정적인 일자리 마련에 주력하고 녹색성장 전략으로 고용창출을 극대화해야 한다"고 대안을 제시했다. 또 교육 기회를 늘려 계층 간 상향 이동 가능성을 높이고 고소득층의 세원을 투명하게 파악할 수 있는 세제 시스템도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박준동 기자 jdpow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