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과 관련,재협상 계획이 없다고 밝혔다. 이는 지난해 대선 기간 중 밝힌 NAFTA 재협상 주장을 사실상 철회한 것이다.

론 커크 미 무역대표는 20일 워싱턴에서 기자들과 가진 컨퍼런스콜에서 "오바마 대통령이 'NAFTA 보강을 위해 모든 옵션을 모색할 것이나 나는 재협상하지 않고도 이것이 가능할 것이라고 본다'고 말했다"고 밝혔다.

뉴욕타임스는 이에 대해 "오바마 정부가 NAFTA에 노동과 환경 문제를 추가하려고 재협상하지 않을 것임을 분명하게 보여준 것"이라고 해석했다.

로이터통신은 "커크 대표가 공식적인 재협상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하지는 않았으나 (미국 · 캐나다 · 멕시코가) 협정 전체를 재협상하지 않고도 내용을 보강할 수 있는 방안을 찾을 수 있음을 보여준 것"이라고 전했다. 로이터는 또 통상 전문가들을 인용해 부수 협정을 통해 NAFTA에 구속력 있는 노동과 환경조항을 추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오바마 대통령은 대선 과정에서 캐나다와 멕시코가 NAFTA 손질에 협조하지 않을 경우 협정을 폐기할 수도 있다고 경고하는 등 초강경 입장을 보인 바 있다. 하지만 취임 뒤 캐나다 및 멕시코 정상들과 만나 상호 건설적인 방법으로 해결하길 바란다면서 한걸음 물러났다.

한편 이날 맥스 보커스 민주당 상원의원과 찰스 그래슬리 공화당 상원의원은 오바마 대통령에게 서한을 보내 한 · 미 자유무역협정(FTA)의 조속한 미 의회 인준을 위해 자동차와 쇠고기 문제를 신속하게 보완하도록 촉구했다.

워싱턴=김홍열 특파원 come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