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 금융권의 부실자산 상각 규모가 4조달러에 달할 전망이다.

국제통화기금(IMF)은 21일 발표한 '글로벌 금융안정 보고서(GFSR)'를 통해 금융위기가 시작된 2007년 10월 이후 내년까지 미국 금융권의 부실자산 상각 규모는 약 2조7000억달러에 이를 것으로 내다봤다. 이는 지난 1월 추정치(2조2000억달러)보다 5000억달러 늘어난 것이며,지난해 10월 추정치(1조4000억달러)에 비해서는 약 두 배 증가한 것이다.

IMF는 같은 기간 유럽연합(EU)과 일본 금융권까지 포함하면 부실자산 상각 규모가 4조1000억달러에 달할 것으로 예상했다. 이 가운데 3분의 2는 은행권이,나머지는 연기금펀드 보험사 헤지펀드 등이 차지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IMF는 이에 따라 금융권의 민간 자본 유치가 어려워지고 자본력이 떨어져 글로벌 신용 경색은 '깊고,길게' 지속될 것으로 내다봤다.

IMF는 신용 경색으로 인한 경제활동 위축을 차단하기 위해서는 구조조정 및 자본 확충을 동반한 금융권 부실자산 정리가 시급하다고 권고했다.

미국 은행들이 양호한 자본력을 갖추려면 2750억달러,유로화를 사용하는 유로존 은행들은 3750억달러에 이르는 자본을 수혈받아야 할 것으로 추정했다. IMF는 또 신용 경색 여파로 해외 투자자들의 자금 회수가 이어져 신흥국들의 민간 자본 흐름이 올해 순유출을 보일 것으로 관측했다.

신흥국 증시에서는 앞으로 수년간 해마다 국내총생산(GDP)의 약 1%에 해당하는 외국인 자금이 빠져 나갈 수도 있다고 전망했다.

워싱턴=김홍열 특파원 come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