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푸둥 신국제박람센터에서 28일까지 열리는 상하이 모터쇼는 단순한 모터쇼가 아니라 중국의 잠재력(潛在力)을 십분 과시하는 자리라는 느낌이다. 선진국 시장이 침체하면서 글로벌 자동차 업체들이 고전하고 있는 것과는 대조적으로 중국 자동차 업체들이 일제히 신차를 쏟아내는가 하면 이번 모터쇼에 참여한 해외업체들은 중요성이 더욱 커진 중국시장에 대한 전략을 강구하기에 바쁜 것이 이를 말해준다.

지리차 치루이차 등 현지업체들은 물론이고 상하이GM, 이치도요타 등 글로벌 업체들의 현지 합작사들도 새 모델을 경쟁적으로 전시하고 나섰다. 눈길을 끄는 것은 하루가 다르게 변하고 있는 중국 자동차의 경쟁력이다. 중국 정부가 자동차를 전략산업 육성 차원에서 접근하고 있다는 것은 새삼 얘기할 필요도 없지만 앞으로 하이브리드카 전기차 등 차세대 자동차에서도 생각보다 빨리 중국이 경쟁자로 부상할 수 있다는 점을 염두에 두지 않으면 안된다는 생각이다.

또 하나 주목해야 할 것은 선진국 시장이 침체하자 중국시장의 중요성이 더욱 커지고 있는 점이다. 파산위기에 몰려있는 미국 GM 관계자는 미국공장을 닫고 중국에 공장을 세울 것이라고 말했고, 크라이슬러도 생산공장을 세워 중국시장에서 의미있는 참여자가 되겠다고 나섰을 정도다. 보다 적극적인 것은 일본 업체들이다. 닛산은 올해 15개 모델의 신차를 중국에 공급할 것이라고 했고, 혼다는 올해 중국 판매량을 10% 증가한 52만대를 목표로 제시했다. 중국이 생산공장을 넘어 세계 자동차시장의 테스트베드로 부상할 날도 멀지 않아 보인다.

국내 자동차업체들도 긴장감을 가져야 한다. 최근 시장점유율을 크게 늘리고 있는 베이징현대차는 연간 60만대 판매 목표를 앞당기겠다고 밝혔다. 중국의 내수활성화 정책과 자동차산업 육성계획을 적극 활용하겠다는 의미다. 앞으로 경쟁이 더 치열해질 것인 만큼 중국 현지화전략을 더욱 강화해야 한다는 생각이다. 동시에 경쟁자로서 중국 자동차의 거센 추격을 따돌리려면 결국 앞선 기술력밖에 없다는 점에서 연구개발투자에도 박차를 가해야 한다. 상하이 모터쇼에서 우리가 읽어야 할 점이 바로 이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