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칸이냐 커코리언이냐."

미국의 전설적 투자자인 칼 아이칸과 커크 커코리언이 라스베이거스 카지노업체 MGM미라지를 놓고 맞붙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지난 17일 기업사냥꾼으로 알려진 아이칸이 MGM미라지의 파산보호 신청을 통한 구조조정을 추진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아이칸의 이런 시도는 MGM미라지의 최대주주인 커코리언을 압박하고 있다. 아이칸과 사모펀드인 오크트리캐피털매니지먼트는 최근 몇 달간 각각 수억달러 규모의 MGM미라지 채권을 매입해왔다. 아이칸은 액면가 기준 5억달러에 못 미치는 채권을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MGM미라지는 초호화 '벨라지오 카지노' 등 라스베이거스를 대표하는 9개의 카지노를 포함해 디트로이트와 중국에도 진출해 있다. 하지만 금융위기와 경기침체 영향으로 경영에 타격을 입고 있다. 커코리언은 MGM미라지의 지분 53%를 갖고 있으며,2007년 말 149억달러였던 시가총액은 현재 9억달러로 쪼그라든 상태다. 140억달러의 부채를 안고 있는 MGM미라지는 올 7월에 1억2700만달러,10월에 8억2100만달러 규모 채권 만기가 돌아온다.

아직까지는 아이칸의 전략이 확실치 않지만 파산 신청을 통해 MGM미라지로부터 카지노 등 자산을 확보하려는 것으로 전문가들은 추정하고 있다. 만약 MGM미라지가 파산보호 신청을 하면 주주인 커코리언보다 채권자인 아이칸이 우선해 자산을 챙길 수 있기 때문이다.

서기열 기자 philo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