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출에도 전략이 필요하다. 금리가 거의 움직이지 않는다면 상환 계획을 잘 세워서 꼬박꼬박 갚아 나가는 게 '빚테크'의 전부일 것이다. 그러나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금리도 변동성이 커졌다. 양도성예금증서(CD) 금리를 기준으로 하는 주택담보대출 금리가 너무 올랐다며 대출자들이 비명을 지르던 때가 불과 반년 전이다. 그때부터 불과 한두 달여 만에 상황이 확 바뀌었다. 은행들은 CD 금리가 급락해 대출에서 역마진이 난다고 아우성을 치고 있다.

대출 금리를 고정형으로 했느냐,변동형으로 했느냐에 따라서도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변동형 금리가 치솟을 때는 고정형 대출자들이 안도의 한숨을 내쉬더니 금리가 급락하자 변동형 대출자들이 미소짓고 있다. 대출을 받기 전에 향후 금리가 어떻게 움직일지 촉각을 곤두세워야 하는 이유다. 단 한 번의 선택으로 연간 수백만원의 이자가 늘어날 수도 있고 줄어들 수도 있다.

은행들의 전략도 간파해야 한다. 은행들이 공표하는 고시금리를 그대로 믿어서는 안 된다. 가능한 한 유리하게 대출을 받으려면 실제 대출금리가 얼마이고 어떤 조건에 대해 우대금리를 적용하는지를 파악한 뒤 은행을 선택해야 한다. 일부 은행에선 가계대출을 억제하려는 움직임도 나타나고 있다.

한국은행은 지난 3월과 4월 두 달 연속으로 기준금리를 동결했다. 금리가 바닥에 이른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금리가 갈림길로 접어든 시점에서 현명한 빚테크를 위한 대출 전략을 살펴봤다.

유승호 기자 ush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