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부동산 시장은 희미하나마 반등 조짐을 보이고 있다. 지난해 유럽 국가 중 영국(-17.6%) 아일랜드(-9.8%) 네덜란드(-5.2%) 덴마크(-4.9%) 등이 부동산 가격 하락으로 상대적으로 큰 타격을 입었다.

영국의 경우 지난 2월까지 3개월간 주택가격이 평균 12.3% 하락했지만 급락세는 진정된 모습이다. 3월 들어선 오히려 가격이 오르기도 했다. 조사업체인 내이션와이드 빌딩소사이어티에 따르면 3월 영국 주택 평균가격은 전월 대비 0.9% 상승한 15만946파운드(약 21만8000달러)로 17개월 만에 상승세로 전환됐다. 2월 모기지 대출 건수도 2만4000건으로 전월 대비 4%가량 증가하는 등 조금씩 활력을 되찾고 있다. 현지 언론은 영국중앙은행(BOE)이 기준금리를 인하한 효과가 나타난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반면 호주 부동산 시장은 올 들어 급락세다. 주택가격은 정점을 찍었던 지난해 1분기에 비해 4분기 4%가량 떨어지는 데 그쳤지만 올 1분기 들어 하락 속도가 가팔라졌다. 오스트레일리안 프로퍼티모니터(APM) 그룹에 따르면 1분기 시드니와 퍼스 지역 주택가격은 전년 동기보다 21.7% 급락했으며 거래도 21.9% 줄어들었다. 멜버른의 주택가격은 7.1% 하락하며 비교적 선방했지만 거래는 30% 급감했다. 애들레이드와 브리즈번 등 주요 도시에서도 주택가격은 약세다. 캐나다의 BCA리서치는 호주의 부동산 가격이 30% 추락할 것으로 전망했다.

뉴질랜드의 주택가격도 지난 3월 전년 동기에 비해 9.3% 하락했다. 2005년 이래 가장 큰 폭이다. 경기 침체가 심화하고 실업이 증가하면서 뉴질랜드의 주택가격은 지난해 7월 이후 약세를 보이고 있다.

김동욱/서기열 기자 kimd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