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대 최대 규모 2,700명 참석…중국 위상 부각

'아시아판 다보스포럼'인 보아오포럼 제8차 연차총회가 17일 중국 하이난다오(海南島) 보아오(博鰲)에서 개막, 2박3일간의 일정에 돌입했다.

세계 금융위기 발생 후 처음 열리는 올해 보아오포럼은 13개국 정상과 부시 전 미국 대통령 등 주요인사를 포함해 총 2천700여명이 참석해 역대 최대 규모를 자랑한다.

공식 일정 첫날인 17일 핀란드, 뉴질랜드, 태국, 베트남, 미얀마, 몽골, 카자흐스탄, 알바니아, 파푸아뉴기니 등 13개국 정상들이 속속 회의장에 집결하고 있어 회의 분위기가 고조되고 있다.

미국과 함께 G2로 불릴 정도로 위기 극복을 위한 중국의 위상이 커진 가운데 열리는 이번 회의는 '경제위기와 아시아-도전과 전망'을 대주제로 중국과 아시아 등 신흥경제국의 금융위기 해법을 주로 논의한다.

이날 오전 사전 행사를 시작으로 공식일정에 돌입한 이번 회의는 오후 개막 기자회견을 시작으로 본격적인 소주제별 분임토의가 진행된다.

분임토의는 금융시스템 개혁과 신흥 경제국의 역할, 도하라운드 전망, 기업의 신흥시장 전략, 녹색성장 전략, 양안(兩岸)간 경제협력 방안, 중국의 부동산, 관광 시장 전망 등을 중심으로 진행된다.

공식 개막식은 회의 이틀째인 18일 오전에 열린다.

원자바오(溫家寶) 중국 총리는 개막식 기조연설을 통해 중국이 실시한 경기부양책의 효과와 경제 회복의 자신감을 강조하고 향후 중국 경제의 효과적인 운용 방향에 대해서도 언급할 것으로 알려졌다.

1분기 국내총생산(GDP) 증가율이 6.1%라고 발표된 직후에 진행되는 원 총리의 기조연설은 향후 중국의 경제운용 방향을 알아볼 수 있는 기회가 될 전망이다.

이번 대회에서는 저우샤오촨(周小川) 인민은행장과 천더밍(陳德銘) 상무부장, 류밍캉(劉明康) 은행감독위원회 중국의 경제분야 기관장들도 참석해 위안화의 위상 강화와 위기 돌파를 위한 중국의 역할 등을 강조할 예정이다.

때마침 미국 재무부가 중국을 환율조작국으로 지정하지 않은 것도 회의의 순조로운 진행에 호재가 되고 있다.

퇴임 후 처음으로 대외 공식활동에 나선 조지 부시 전 미국 대통령은 18일 밤 만찬 연설을 통해 자신의 백악관 시절 생활과 앞으로의 계획 등을 설명할 예정이다.

우리나라에서는 김종훈 외교통상부 통상교섭본부장이 18일 오후 열리는 '도하라운드-위기속의 전망' 세션에서 도하라운드에 임하는 한국의 입장을 소개할 예정이다.

또 공식 스폰서인 SK그룹의 최태원 회장과 최재원 부회장, 구자영 SK에너지 사장 등 임원들도 대거 참석한다.

중국과 대만간의 양안 경제 협력도 이번 회의에서 주요의제로 논의된다.

대만 대표단을 이끌고 16일 하이난에 도착한 첸푸(錢復) 양안공동시장기금회 최고고문은 회의기간 원자바오 총리와 만나 '같은 배를 타고 물을 건너고 서로 돕고 협력을 강화하고 미래를 창조해 나가자'(同舟共濟,相互扶持,深化合作,開創未來)는 내용의 마잉주(馬英九) 총통의 구두친서를 전달할 예정이다.

첸푸 고문 일행은 왕이(王毅) 국무원 대만사무판공실 주임의 영접을 받으며 16일 오후 도착했다.

공식 개막에 앞서 16일 오후 열린 이사회에서는 쩡페이옌(曾培炎) 전 중국 부총리가 부이사장에 선임됐다.

지난 2002년 시작돼 올해로 8회째를 맞는 보아오포럼은 서방 중심의 다보스포럼에 버금가는 아시아의 가장 중요한 국제경제 포럼으로 성장했다.

(보아오<중국>연합뉴스) 홍제성 특파원 jsa@yna.co.kr